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이 악사손해보험 인수전을 완주할까?
교보생명은 디지털손해보험사 전환 등을 염두에 두고 악사손해보험 인수를 진행하고 있지만 예비입찰에 참여한 지 한 달 넘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신 회장의 인수 의지를 놓고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3일 교보생명과 악사손해보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교보생명은 9월 악사손해보험 지분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아직 현장실사 등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악사손해보험 관계자는 “지분 매각과 관련해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면서도 “아직 교보생명쪽 인원이 실사 등을 위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악사손해보험 예비입찰이 ‘논바인딩(non-binding)’ 방식으로 진행된 만큼 언제까지 실사를 마치고 본입찰을 진행할지 등 구체적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좀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보통 기업 인수절차는 예비입찰, 현장실사,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으로 진행된다.
교보생명이 9월18일 악사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악사손해보험 인수절차를 계속 이어갈지 불확실하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교보생명이 악사손해보험 지분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을 때부터 완주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예비입찰에 참여자가 써낸 가격에 구속력이 없는 ‘논바인딩’ 방식으로 예비입찰이 진행됐기 때문에 교보생명이 입찰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 인수 의사를 확실하게 밝혔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9월 한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신청을 했으니 인수 의지가 있는 것 아니냐”며 “조건이 맞으면 (인수)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악사손해보험 인수가격으로 2천억 원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악사손해보험을 인수하면 디지털손해보험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손해보험업 면허를 얻기 위해 지불할 가격 치고는 비싸다는 평가도 나온다.
디지털손해보험사 전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준비 등을 고려하면 인수 뒤에도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할 수 있다.
다만 신 회장은 일찍부터 디지털채널을 눈여겨봐 왔다는 점에서 악사손해보험 인수를 마칠 가능성도 열렸다.
신 회장은 2013년 12일 디지털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올해 상반기 순손실 63억9500만 원을 내며 출범 이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악사손해보험을 인수한 뒤 디지털손해보험사로 전환하더라도 단기적으로 교보생명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2001년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해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이름을 바꿨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사로 운영하다 2007년 프랑스 악사그룹에 지분 74.7%를 1천억 원에 매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