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이후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공영운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사장, 이상수 노조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현대차 사장, 이원희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차 사장. <현대자동차>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상수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을 만났다.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지부 지부장을 만난 것은 이례적으로 앞으로 노사관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현대차와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정 회장과 이 지부장은 10월30일 현대차 울산공장 영빈관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1시간30분가량 발전적 노사관계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이날 오찬에서는 정 회장뿐 아니라
하언태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장재훈 현대차 부사장 등 현대차 경영진이 참석했다.
오찬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격의 없이 진행됐고 참석자들은 산업 격변기에 노사의 협력 방안을 포함해 여러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은 이상수 지부장이 대화 자리를 마련해 준 데 감사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 지부장은 정 회장 취임 뒤 정 회장과 현대차 노무를 담당하는
하언태 사장의 3자 회동을 지속해서 요구했다.
이 지부장은 정 회장에게 조합원의 고용보장, 품질설비 투자 확대, 연구직 고급인력의 처우 개선, 조합원을 향한 사기 진작 등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정 회장은 “노사관계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직원들의 만족이 회사 발전과 일치될 수 있도록 함께 방법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 등 신산업시대에 산업의 격변을 노사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하고 변화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합심해야 한다”며 “회장으로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부장은 “품질문제에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자주 대화 나누고 세계 최고의 현대차를 만드는 데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과 이 지부장의 면담은 회사의 미래 발전을 위해 노사가 적극 소통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현대차 노조는 품질문제를 강조하는 등 이전 강경 일변도에서 벗어나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협상에서도 전향적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현대차 노사는 11년 만에 기본급을 동결했다. 매년 임금협상 과정에서 반복됐던 파업도 한 차례 없이 2년 연속 무파업으로 합의했다.
이날 오찬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가 끝난 뒤 열렸는데 문 대통령도 행사에서 현대차 노사관계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 초기부터 힘을 합쳐 사내예방 활동은 물론 지역사회와 부품협력업체를 지원하는 공동활동에 나섰다”며 “미래 자동차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도 채택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의 긍정적 변화 바람에 사측이 조응해 자동차산업 격변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미”라며 “노조는 생산성과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회사는 고용안정으로 화답하는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 대표자를 뛰어넘는 그룹 총수가 참여한 3자 회동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며 “노조의 고민을 전달하고 긍정적 답변을 얻어낸 성공적 3자 회동이었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