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과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이 26일 서울 삼성의료원에 있는 이건희 삼성회장 빈소에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이 조만간 한화그룹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장이 복귀할 수 있는 곳으로 한화건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이 꼽히는데 어느 곳에 자리를 잡느냐에 따라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구도의 윤곽도 나올 수 있다.
29일 한화그룹과 재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김 전 차장의 한화그룹 복귀가 임박했다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김 전 차장이 4월 입사한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서 최근 퇴사한 것이 형들과 함께 한화그룹 형제경영을 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과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는 각각의 분야에서 자리를 잡고 한화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김 회장으로서는 김 전 차장의 복귀가 더 미뤄진다면 향후 한화그룹 형제경영에서 김 전 차장이 뒤쳐질 가능성을 우려했을 수 있다.
김 회장은 26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빈소를 찾아 김 전 차장의 손을 잡고 놓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김 전 차장의 한화그룹 복귀에 힘을 실어주려는 행동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전 차장이 복귀할 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는 한화건설이 꼽힌다.
김 전 차장은 2017년 폭행사건에 연루돼 한화그룹을 떠나기 전까지 한화건설 신사업전략팀장으로 일했다.
김동관 사장은 방산과 태양광을 포함하는 화학·에너지사업을,
김동원 상무는 금융사업을 각각 이끌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전 차장이 건설이나 유통사업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한화그룹 승계구도로 볼 때 자연스럽다는 시선도 많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한화그룹에서 금융계열사를 제외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실적을 냈다.
김 전 차장이 한화건설로 복귀하면 한화그룹에서 형들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맡을 준비를 한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김 전 차장이 레저, 요식업 등에 관심이 많은 만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김 전 차장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 승마선수 출신으로 말 관련 사업에 큰 관심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경기도 고양에 로얄새들 승마장 등을 운영하며 이미 말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김 전 차장은 한화그룹 밖에 있는 최근 3년 동안 독일에서 음식점을 운영한 경험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부족한 경영경험을 빠르게 채워주기 위해 김 전 차장을 그룹 차원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한화 지원부문으로 보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화 지원부문은 대외적으로는 각 계열사 업무를 조정하며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인수합병, 상장 등 굵직한 일들을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장이 짧지만 사모펀드에서 경험을 쌓았다는 점도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의 향후 행보에 관해 아는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