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돼 1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함 부회장은 2015∼2016년 신입사원 공채에서 인사청탁을 받아 9명을 부당채용한 혐의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신입행원 남녀비율을 4대1로 맞춰 차별 채용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곽: 다른 금융지주들도 채용비리로 CEO들이 재판을 받았는데 유독 하나금융지주만 결론이 더디게 나오고 있네요?
채용비리 재판 결과가 나오는 시점이 함영주 부회장의 회장 도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텐데요.
고: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2020년 3월 대법원판결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2020년 1월 1심 판결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재판 진행이 더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2018년 8월22일 첫 공판이 열렸으며 2020년 7월10일까지 17번의 공판이 열렸지만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곽: 함 부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로 중징계를 받았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재판을 벌이고 있죠?
고: 네 그렇습니다. 함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았습니다.
문책경고를 받으면 3년 동안 금융회사에 취업을 할 수 없습니다.
함 부회장은 중징계를 받아들이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곽: 능력과 경험 면에서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유력하게 꼽히는 함 부회장의 법적 리스크가 회장 승계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겠군요.
그렇다면 함 부회장 말고 다른 후보들은 어떤가요?
하나금융지주 내부에 함 부회장 말고 경쟁력을 갖춘 후보들도 있을 텐데요.
◆ 하나금융투자 이끄는 이진국도 경쟁, 지성규는 회장보다 은행장 연임?
고: 이진국 부회장이 함영주 부회장의 경쟁상대로 떠오릅니다.
이진국 부회장은 2016년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에 올라 첫 해인 2016년을 빼고는 매년 순이익 증가를 이끌어냈습니다.
지난해 순이익 2803억 원을 내며 최대실적을 거뒀는데 올해 이를 넘어설 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곽: 금융지주에서 증권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진국 부회장은 올해 3월 지주 부회장에도 올랐죠. 이진국 부회장이 하나금융지주 비은행부문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고요.
하지만 이진국 부회장은 외부출신 아닌가요? 금융지주에서 외부출신이 회장에 오르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요.
고: 네 그렇습니다. 이진국 부회장은 신한금융투자 출신으로 김정태 회장에 의해 하나금융그룹에 영입됐습니다.
신한증권에서 입사하며 금융권에 발을 들인 뒤 굿모닝신한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에서 '신한맨'으로 20년 넘게 일했습니다.
다만 하나금융지주에서 순혈주의가 강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부출신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크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곽: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이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온 만큼 다른 금융그룹보다 순혈주의 색채가 옅은 편이긴 하겠네요.
오히려 은행장 경험이 없다는 점이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겠군요.
이진국 부회장과 함께 부회장에 오른 이은형 부회장은 어떤가요?
고: 김정태 회장이 올해 3월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이은형 부회장을 영입했는데 이은형 부회장은 앞으로 역할이 중요해 보입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 자회사인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를 중심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글로벌전문가인 이은형 부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은형 부회장은 1974년 태어나 40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력이나 경험 면에서 아직은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곽: 그렇다면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어떤가요? 첫 임기 동안 하나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 않나요?
고: 네 그렇습니다. 지성규 행장은 2019년 3월 “디지털과 글로벌을 양 날개로 삼아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하나은행장에 올랐습니다.
‘하나원큐’를 앞세워 디지털 채널을 공략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해외사업에서도 중국유한공사와 인도네시아 법인 실적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다만 하나금융회장보다는 은행장 연임 쪽으로 무게가 기웁니다.
곽: 지성규 행장이 1963년에 태어났으니 다음 회장후보로 꼽히는 함영주 부회장(1956년 출생), 이진국 부회장(1956년 출생)과 7살 차이가 나네요.
은행장 연임을 하게 되면 하나은행을 이끌면서 그다음 회장후보로서 입지를 다질 시간적 여유도 충분히 얻을 수 있겠군요.
고: 하나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CEO 가운데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도 1960년대에 태어났지만 하나금융지주 안에서 하나은행이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지 행장이 한발 앞설 수 있습니다.
곽: 외부에서 영입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최근 KB금융지주 회장 선정 과정에서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후보군에 오르기도 했고.
지주 회장은 아니지만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신용공제대표를 맡다 우리은행으로 복귀하기도 했으니까요.
고: 물론 하나금융지주도 회장 후보군을 선정하면서 외부 후보군으로도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하나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보다 순혈주의가 강하지 않은 만큼 외부 영입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물론 외부 영입에 따른 내부 구성원의 반발, 낙하산 이슈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겠지만요.
곽: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김정태 회장 뒤를 이을 후보군을 살펴봤습니다.
김정태 회장이 하나금융지주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승계구도와 관련해서는 조금 아쉽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올해 3월 3인 부회장 체제를 도입했지만 회장 후보 사이 경쟁구도를 갖추는 것이 다소 늦은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옵니다.
앞으로 하나금융지주의 경영승계가 순탄하게 마무리돼 하나금융지주가 금융 본연의 역할과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차질이 없길 기대하겠습니다.
CEO톡톡 김정태 회장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