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하 사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올해 주택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대대적 인적쇄신에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28일 롯데그룹과 재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롯데그룹 계열사 대표인사는 내년 1월1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2월 초에 계열사 대표인사를 낸 적이 많았는데 올해는 연말 임원 정기인사가 11월로 한 달가량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 계열사 대표인사도 연초에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올해 임원평가를 평소보다 빨리 진행하면서 임원 정기인사가 11월에도 이뤄질 수 있다”며 “계열사 대표인사도 이에 맞춰 앞당겨질 것으로 보이지만 변수는 최근 수시인사가 많다는 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사장의 연임 여부도 올해 연말이면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 사장은 올해 주택사업에서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롯데건설은 올해 주택분양에서 이미 신기록을 쓴 데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바라보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1만8876가구를 분양해 최대 분양실적인 2016년의 1만6천여 가구를 이미 넘어섰다. 4분기 분양물량도 수도권 비중이 높아 올해 2만 가구 이상을 분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2조4415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인 2015년의 2조5743억 원에 바짝 다가섰다.
신동빈 회장도 하 사장의 이런 경영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 사장이 분양과 도시정비사업 등 주택사업에서 성과를 냈다는 것은 향후 롯데건설이 안정적으로 실적을 낼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주택사업은 계약금, 중도금, 잔금 납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특성이 있어 분양 이후 2~3년 동안 현금을 꾸준히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롯데그룹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서 계열사 대표 인사가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신 회장으로서는 롯데건설의 주력인 주택사업에서 성과를 낸 하 사장을 굳이 교체할 필요성이 적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주택사업 성과에도 롯데건설의 올해 실적이 지난해에 이어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은 하 사장의 연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롯데건설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3147억 원, 영업이익 3055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40.5%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2조5050억 원, 영업이익 1938억 원을 거뒀는데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6.2%, 영업이익은 13% 감소했다.
하 사장으로서는 올해 하반기 대규모 분양 등을 통해 실적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면 주택사업 성과로 향후 실적 기대감이 높다고 하더라도 연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하 사장은 임기를 시작한 2017년과 2018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최대 실적을 잇달아 갈아치웠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대표 인사는 실제로 이뤄질 때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면서도 “코로나19와 부동산 규제에도 주택사업에서 거둔 성과를 고려하면 하 사장은 연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하 사장의 인사를 놓고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