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의 경쟁상대는 쿠팡?’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2월4일 열리는 사장단회의에서 쿠팡을 회의 주제의 하나로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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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쿠팡은 최근 로켓배송을 앞세운 물류유통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신 회장도 쿠팡의 ‘혁신’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12월4일 열리는 롯데그룹 사장단회의에서 신 회장은 그룹 경영에 혁신을 도입하자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쿠팡처럼’을 화두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는 신 회장 주재로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중요한 회의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이 회의 주제 중 하나로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을 거론하는 것은 그룹 주력사업인 유통 분야의 혁신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사실상 국내 최대 유통기업인데 이런 롯데그룹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쿠팡을 벤치마킹 사례로 언급한 것 자체가 쿠팡을 미래의 잠재적 경쟁자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신 회장이 쿠팡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 회장은 9월 직접 주재해 ‘케이스 스터디’를 열었는데 이때 주제도 쿠팡이었다. 케이스 스터디는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들이 하나의 주제를 놓고 공부하는 자리다.
당시 롯데그룹 미래전략센터는 쿠팡의 기업분석 프레젠테이션을 1시간 가량 진행했다.
신 회장은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이사를 향해 “롯데마트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라고 질문을 던진 뒤 “조만간 쿠팡이 우리(롯데마트)를 따라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덩치로만 보면 쿠팡은 롯데마트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쿠팡이 거둔 지난해 매출은 3485억 원이다. 영업손실도 1215억 원을 냈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지난해 매출 8조5070억 원을 올렸다. 쿠팡 매출의 20배를 훨씬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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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의 배달사원 쿠팡맨. |
그런데도 신 회장이 쿠팡을 경계하는 것은 로켓배송이 지닌 엄청난 잠재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 3일 앞으로 2년 동안 1조5천억 원을 투자해 당일배송이 아닌 ‘2시간 배송’ 체제를 구현하겠다고 공언했다. 서비스지역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하고 물류센터도 2017년까지 21개로 늘리기로 했다.
쿠팡의 혁신이 성공할지 미지수다. 하지만 일본 소프트뱅크는 쿠팡의 가능성만을 보고 지난 6월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라는 거액을 과감하게 ‘베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12월 사장단회의에서 쿠팡을 회의주제 중 하나로 논의할 수 있겠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쿠팡의 ‘로켓배송’은 빠른 배달이 핵심인데 이는 우리뿐 아니라 모든 유통업체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