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향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워지고 있다. 강 대표는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도 맡았다.
월마트식 옴니채널 전략을 도입해 이마트 오프라인사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SSG닷컴의 온라인사업 성장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 |
이를 위해 이마트와 SSG닷컴은 앞으로 통합에 준하는 협력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강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을 더 끈끈하게 연결하는 방안으로 월마트식 옴니채널 전략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옴니채널 전략이란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에서 불편함 없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고객이 모바일앱이나 온라인몰에서 쇼핑을 마친 뒤 주문한 상품을 드라이브스루 등을 통해 수령하거나 집에서 당일배송을 통해 받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마트는 이미 이마트 청계점을 통해 옴니채널 전략을 실증하고 있다. 이마트는 청계천점 지하 1층에 반자동화 설비를 구축해 옴니채널 전략을 위한 매장형 물류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청계점은 이 방식을 사용해 기존 ‘피킹앤패킹(PP)’방식보다 포장 및 배송작업이 66.7%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국 이마트 매장들은 SSG닷컴의 이마트몰 주문상품을 직원이 상품을 직접 분류하고 배송차량에 실어주는 피킹앤패킹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마트는 앞으로 매장형 물류센터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와 SSG닷컴은 이미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라며 "이마트가 경쟁력을 가진 신선식품분야에서 시너지를 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의 경영을 모두 맡은 만큼 앞으로 협력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의 통합 배송서비스 도입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SSG닷컴 이용자들은 그동안 이마트몰과 트레이더스 등 신세계 계열사 상품을 구입할 때 배송료를 따로 지불해야 하는 데 불편함을 호소해왔다.
SSG닷컴 관계자는 “구체적 변화내용과 관련해서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대표를 비롯해 대대적 임원진 변화가 있었던 만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고객 데이터 활용과 구매력 확대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 대표가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를 모두 맡게 된 데는 유통업계의 어려움이 장기화하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이마트 등 전통적 유통업계는 이커머스의 부상과 코로나19에 따른 오프라인사업 침체로 전에 없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들의 타격이 커 2017년부터 2020년 9월까지 약 4년 동안 대형마트 23곳이 문을 닫았다.
전통적 유통기업들이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월마트의 옴니채널 전략이 거론된다.
월마트는 옴니채널 전략을 도입해 유통업 침체를 이겨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마트는 2010년부터 신선식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한 뒤 주문상품을 수령하는 '클릭 앤 콜렉트'를 메인으로 하는 전략을 도입해 아마존 등 이커머스기업들의 도전을 이겨냈다.
월마트는 2020년 1분기 기준 3300개의 픽업 장소를 마련했으며 올해 온라인 매출로 410억 달러(약 48조 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보다 44.2% 증가하는 것이다.
강 대표는 이 옴니채널 전략을 이마트에 도입할 적임자로 꼽힌다.
2014년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 소비재 유통부문 파트너를 지냈고 2017년에는 미국 월마트의 컨설팅도 맡은 바 있어 글로벌 유통 트렌드에 밝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9년 말 이마트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던 중 당시 파트너 컨설턴트였던 강 대표를 영입했다.
이마트는 강 대표 부임 이후 1년 만인 올해 3분기에
자체적 체질개선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3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3조7484억 원, 영업이익 1453억 원을 내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15.2%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