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아주캐피탈 인수에 나서 올해 비은행계열사 강화에 성과를 낼까?
손 회장은 증권사를 우선 순위에 두고 매물을 찾으며 비은행계열사 확보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경쟁 금융지주들과 비은행 다각화에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아주캐피탈을 우선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떠오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아주캐피탈 인수를 4분기에 진행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손 회장이 올해 비은행계열사 확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 인수를 먼저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 회장의 비은행계열사 강화는 지난해 이후 진척되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출범 첫 해인 2019년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 등 3개 금융회사 인수합병에 성공했다. 매물로 나온 대부분 금융사 인수합병에 참여하는 등 공격적으로 비은행계열사 다각화에 의지를 보였다.
손 회장은 올해 들어 인수합병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초 6월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자본여력도 생긴 만큼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지 않겠냐는 시선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라이나생명과 악사손해보험 등 보험사 매물이 시장에 나올 때마다 우리금융지주가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결국 참여하진 않았다.
이를 놓고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를 우선 순위에 두고 매물을 찾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더이상 비은행 다각화를 미뤄두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0%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업 전반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겠다고 밝힌 만큼 은행업 수익성 개선은 더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금융지주 가운데 은행 수익 의존도가 높은 만큼 비은행 다각화 필요성이 더 크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금융지주별 비은행부문 수익 기여도를 살펴보면 KB금융지주 61.1%, 신한금융지주 38%, 하나금융지주 30.3%, 우리금융지주 15% 등이다.
올해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 신한금융지주는 네오플렉스, 하나금융지주는 더케이손해보험 등을 인수했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비은행계열사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비은행부문 수익 기여도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점을 놓고 볼 때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떠오른다.
아주캐피탈의 최대주주는 웰투시제3호투자합자회사로 지분 74.04%를 들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 가운데 49.88%를 쥐고 있으며 나머지 펀드 지분에 관해서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손 회장이 인수하기로 결단하면 빠르게 절차를 마치고 인수를 마무리 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아주캐피탈 실적이 성장세를 보이는 점도 인수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아주캐피탈은 올해 상반기에 순이익 564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 늘었다.
우리금융그룹 내 비은행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을 내고 있는 우리카드가 상반기에 순이익 796억 원을 거뒀다.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면 비은행부문 수익 기여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인수합병은 급박하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 올해 인수합병 성과를 진단하기는 이르다"며 "아주캐피탈 인수도 당연히 염두해 두고 있지만 시기와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