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일 현대해상 각자대표이사와 이성재 각자대표이사가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손해보험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용일 대표와 이성재 대표 모두 해외영업 경험이 풍부한 만큼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보험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 조용일 현대해상 각자대표이사(왼쪽)와 이성재 현대해상 각자대표이사.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국의 보험 침투율은 3.7%로 세계 평균 6.3%보다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여겨진다.
보험 침투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 수입보험료를 의미한다.
반면 한국은 이미 10%를 넘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1만 달러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이 시기부터 중산층이 크게 늘어나며 자동차 구매율이나 보험 가입율이 오르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할 수요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2019년 기준 손해보험료 규모가 1조3천억 위안(한화 약 224조 원)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손해보험시장이다. 중국의 경제가 성장하며 18년 동안 보험시장도 연평균 17%로 고속성장했다.
조용일 대표와 이성재 대표는 중국의 성장 가능성에 집중해 현지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중국 법인인 현대재산보험의 두 번째 지점 설립을 계기로 광둥성을 현지화 전략의 핵심지역이자 출발점으로 삼아 본격적으로 영업을 벌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광둥성은 중국에서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이 10조8천억 위안(한화 약 1851조 원)에 이르며 손해보험시장 규모는 1178억 위안(한화 약 20조 원)으로 1위의 도시다.
현대재산보험은 현재 칭다오에 1개 지점, 베이징과 상하이에 각각 사무소를 두고 있다.
앞서 현대재산보험은 9월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로부터 광둥성 지점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받았다. 절차에 따라 6개월 안에 본인가를 받으면 본격적으로 지점 영업을 시작한다.
현대재산보험은 중국에서 현지화를 통한 사업 확대를 위해 4월 중국의 대표 IT기업 레전드홀딩스와 차량공유업계 1위 기업 디디추싱과 손잡고 합자법인을 출범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현지 보험사와 차별화된 보험상품과 보상서비스를 개발해 사업에 활용하며 장기적, 안정적 발전을 추진할 것”이라며 “자동차보험을 비롯해 레저, 여행자보험 등 신상품 확대와 더불어 혁신적 청구서비스 모델을 구축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와 이 대표는 세계 보험시장 1위인 미국시장 공략에도 발걸음을 넓히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보험시장으로 전세계 보험료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6월 미국 지점을 통해 하와이에서 영업인가를 받은 뒤 9월부터 보험판매를 시작했다. 미국은 각 주마다 영업인가를 따로 획득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뉴욕과 뉴저지, 캘리포니아 등 3개 주에서 주택종합보험을 판매했는데 하와이까지 판매지역을 늘린 것이다.
현대해상 미국 지점은 화재 등으로 발생한 주택 피해 등을 보장하는 주택종합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조 대표와 이 대표는 하와이 진출을 계기로 미국 지점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미국 지점의 순이익은 2018년 13만 달러에서 2019년 169만 달러로 급증했다.
조 대표와 이 대표는 모두 미국시장을 비롯해 해외시장에 이해가 높다. 조 사장은 뉴욕사무소 주재원을 거쳐 해외업무부 부서장을 지냈다. 이 부사장은 미국지점장, 일본지사장을 거쳐 해외사업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조 대표와 이 대표는 올해 3월 대표에 올랐다. 조 사장이 회사 전체 조직을 총괄하고 이 부사장은 인사총무지원부문, 기업보험부문, 디지털전략본부, 최고고객책임자(CCO)를 맡았다.
현대재산보험이 합자기업인 레전드홀딩스의 IT기술과 디디추싱의 공유경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인슈어테크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현대해상의 총괄 책임자인 조 사장뿐만 아니라 디지털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이 부사장의 역할도 클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추가적 해외영업망 확대를 위해 현지시장 및 경제상황과 경영상황 등을 고려하며 우선 진출 대상지역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지보험사 지분투자, 합작법인 설립 등 현지화가 용이하고 성장·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