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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회장과 정홍원 국무총리가 2013년 11월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신형 제네시스’ 출시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새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로 유럽의 높은 고급차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까?
현대차는 지난해 2세대 제네시스로 유럽 고급차시장에 도전했지만 높은 벽만 확인했다.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G90을 내년 초 미국에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시장에 내놓는다.
제네시스 G90은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를 달고 나오는 첫 번째 차로 에쿠스의 후속모델이다. 국내이름은 제네시스 EQ900이며 해외에서 G90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현대차는 미국 이외 다른 국가에서 출시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았다.
우선 세계 고급차시장의 격전지인 미국에서 성공 가능성을 타진한 뒤 다른 국가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시장 공략이 주목받는다. 유럽은 세계 고급차의 무덤으로 불린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를 제외한 다른 고급차의 판매량이 매우 부진하기 때문이다.
2세대 제네시스도 미국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유럽에서 부진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유럽에 2세대 제네시스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현대차는 2세대 제네시스에 대해 “개발초기부터 유럽에서, 유럽에 맞게, 유럽과 경쟁할 수 있고, 유럽을 넘어설 수 있는 모델로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다”고 강조했다.
정몽구 회장은 2세대 제네시스를 출시를 앞두고 독일 오펜바흐에 있는 유럽총괄법인을 방문해 “제네시스를 통해 유럽 소비자들에게 현대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줘 유럽에서 일류 브랜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자”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대형 세단의 첫 유럽 진출인 만큼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지난해 6~12월 유럽에서 163대밖에 팔리지 않았다. 올해 판매량도 월 10~20여 대 수준으로 저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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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
유럽 소비자들은 독일3사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와 신뢰가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독일3사를 제외한 렉서스와 인피니티, 링컨과 캐딜락 등 다른 국가의 고급브랜드들도 고전하고 있다.
유럽 소비자들이 실용성을 중시해 소형차를 주로 탄다는 점 역시 제네시스가 부진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현대차가 유럽에서 올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경차 i10과 소형차 i20, 준중형 해치백 i30 등이 차지한다.
유럽 소비자들이 디젤엔진을 선호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내년에 출시되는 제네시스 G80에 디젤엔진을 얹은 디젤모델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현대차가 유럽에서 저렴하고 적당한 성능의 차를 만드는 회사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벗지 못한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 고급차시장은 다른 자동차회사들이 뚫지 못했던 시장인 만큼 정몽구 회장도 욕심이 날 것”이라며 “현대차 브랜드를 달고 이미 한 번 실패했던 제네시스가 제네시스 브랜드로 재탄생돼 유럽에서 통할 수 있을지 업계에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