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은행에서 일시적으로 차입해 조달한 자금이 최근 10년 이래 최고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금납부 유예 등 금융지원이 이뤄져 세제수입은 일시적으로 줄어들었지만 계속된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지출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4일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연도별 일시차입 규모와 이자상환비용'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정부 일시차입금 평균잔액은 15조7천억 원에 이른다.
일시차입은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단기 자금을 조달한 뒤 세제수입을 통해 상환하는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 일시차입금 잔액이 10조 원을 넘긴 해는 2013년과 2019년뿐이다.
올해는 9월 기준으로도 잔액이 10조 원을 크게 넘으면서 10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세금납부 유예를 실시하면서 세제수입이 줄어들어 한국은행에서 급하게 자금을 조달해야 할 일이 많아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4차례에 걸친 추경 편성으로 재정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어 정부가 일시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9월까지 일시차입한 누적 금액은 142조5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2019년 84조7천억 원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유경준 의원은 "이자 등 비용이 드는 한국은행 차입금을 남발하는 것은 정부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재정준칙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