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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미중 갈등은 비메모리 강화 기회, 이석희 자산효율화 속도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0-09-28 14: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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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자산배분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메모리반도체업황이 악화하면서 SK하이닉스가 투자한 키옥시아의 기업가치는 하락했다. 반면 이 사장이 힘을 싣고 있는 비메모리 사업은 경쟁자인 중국 SMIC 제재로 기회를 얻게 됐다.
 
SK하이닉스 미중 갈등은 비메모리 강화 기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29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석희</a> 자산효율화 속도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28일 일본 최대 메모리반도체기업 키옥시아는 10월6일로 예정된 도쿄증권거래소 상장계획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하야사카 노부오 키옥시아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변동성이 지속되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계속되는 시점에서 기업공개를 진행하는 것이 주주에게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키옥시아 상장 연기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키옥시아는 스마트폰용 낸드제품 매출이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반도체를 많이 구매하는 화웨이에 공급이 막히면서 키옥시아 기업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키옥시아는 도시바의 반도체사업부가 전신이다. 2018년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국 미국 일본 연합 컨소시엄이 180억 달러에 키옥시아 지분 49.9%를 인수했다. SK하이닉스도 4조 원가량을 투자했다.

키옥시아는 글로벌 낸드시장 점유율 18.9%로 2위에 올라 있어 SK하이닉스(점유율 10.7%)에 앞섰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지분 인수에 참여하면서 취약한 낸드분야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이번 상장 연기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당장 한미일연합 컨소시엄이 인수할 때보다 키옥시아 기업가치는 떨어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약 2조 엔으로 평가받았고 올 초 상장을 추진할 때만 해도 3조5천억 엔까지 기대됐으나 현재는 1조5천억 엔 남짓까지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의 다른 법인 출자자산 10조6천억 원 중 40%가 넘는 4조4천억 원이 키옥시아에 몰려 있다. 이석희 사장은 업황 변화에도 부침이 적은 기업을 추구하고 있어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3월 SK하이닉스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자산 효율화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컨소시엄 인수 당시 계약에 따라 SK하이닉스는 10년 동안 키옥시아 지분을 15% 이상으로 늘릴 수 없고 핵심기술 정보에도 접근할 수 없는 등 경영상 시너지는 제한적이다.

오히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낸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미 2019년 128단 낸드 양산에 착수해 아직 112단 낸드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키옥시아보다 기술력에서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만간 낸드사업의 흑자전환도 기대된다.

메모리반도체사업은 업황에 민감하다. SK하이닉스도 매출비중 10% 이상을 차지하는 화웨이 제재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키옥시아 투자로 얻는 이익은 적고 메모리반도체업황 위험도(리스크)만 더욱 커진다면 자산의 효율적 배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이석희 사장은 이에 따라 이미지센서(CIS)사업,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통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 등 비메모리사업에 힘을 쏟으면서 D램과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올해 들어 파운드리업체 키파운드리(옛 매그나칩 파운드리), 반도체 설계회사 사이파이브 등 투자를 진행했고 SK하이닉스시스템IC 청주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등 사업재편도 활발하다.

이 사장의 비메모리사업 강화 노력은 향후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중국의 제재로 메모리반도체업황은 찬물을 맞았으나 시스템반도체, 특히 파운드리 분야는 오히려 기회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에 수출을 제한하는 제재에 나섰다. SK하이닉스 파운드리사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8일 “4분기부터 중국 현지 파운드리 공장을 가동할 예정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중국 현지 세트업체에 다품종 소량 생산방식으로 공급하는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향후 영업이익률 15~20%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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