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효성티앤씨가 친환경소재를 개발해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시장을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플라스틱 재활용 원료를 30~50% 함유한 재생 폴리프로필렌(PCR-PP) 소재를 개발해 내놓았다.
이 소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았으며 화장품과 식품용기를 제작할 때 주로 사용된다.
유럽 화장품시장에서 친환경소재로 제작된 용기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이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유럽을 중심으로 화장품업계 전반에서 재생용기를 사용하려는 수요가 높아졌다"며 "롯데케미칼도 재생소재를 다양하게 개발해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내년부터 모든 플라스틱을 재활용이 가능한 원료로만 생산하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2025년까지 화장품 용기 등 포장재에 최대 100%까지 재생 원료를 적용하겠다는 정책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지속가능한 포장용기가 글로벌 화장품회사들이 요구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등장했는데 이미 로레알과 아베다, 아모레퍼시픽 같은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이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은 국내시장도 글로벌 화장품의 움직임과 발맞출 것으로 예상하고 친환경소재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는 것이다.
김 사장은 “국내에서도 화장품용기 뿐 아니라 식품용기와 여러 산업 분야에서 재생 폴리프로필렌 소재를 적용한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은 재생 플라스틱 소재의 공급과 개발을 확대하고 플라스틱 순환경제 문화를 만드는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섬유회사인 효성티앤씨도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섬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최근 글로벌 1위 아웃도어 백팩 브랜드인 ‘오스프리’ 요청으로 친환경 섬유소재인 마이판 리젠 로빅을 자체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소재는 친환경 나일론 고강력실인데 섬유 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해 만들었다. 일반 나일론 섬유를 대체했기 때문에 이 소재를 1kg 생산할 때마다 이산화탄소 6~7kg 상당의 온실가스 절감효과가 있다.
효성티앤씨는 친환경섬유 제조 기술을 보유한 국내 선두 업체로 꼽힌다. 앞서 개발한 마이판 리젠 로빅 뿐 아니라 리젠(폴리에스터), 크레오라 리젠(스판덱스) 등 친환경섬유제품도 이미 양산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고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친환경섬유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자 한다.
유럽연합은 2021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도입해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수입품에 탄소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탄소세를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글로벌 친환경섬유시장은 성장 전망이 밝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의 2019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친환경 섬유시장의 규모는 연평균 약 10%씩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700억 달러가량(약 8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유럽 섬유기업들은 탄소세에 관한 우려로 친환경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뿐 아니라 원사 단계부터 투명하고 추적가능한 친환경소재를 요구하고 있다"며 "효성티앤씨는 글로벌시장에서도 선두주자로 자리잡기 위해 친환경섬유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티엔씨는 2007년 세계 최초로 나일론 재생섬유를 개발해 국제 재생섬유 인증(GRS)을 획득한 뒤 꾸준히 친환경 원사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효성티앤씨는 2017년 이후 친환경섬유 매출을 해마다 2배 이상 늘리며 글로벌 친환경섬유시장에서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