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니로EV’의 배터리팩을 수거한 뒤 폐배터리 활용방안을 검증하는 실증 협력 과정에 힘을 쏟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8일 전기차 폐배터리와 관련한 여러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현대차그룹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전기차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완성차회사들도 폐배터리와 관련한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도 23일 연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폐배터리로부터 원재료를 추출해 재활용하는 방안 등을 통해 배터리 가격을 낮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속 가치가 높은 코발트와 니켈, 탄산리튬만 폐배터리에서 추출하면 자동차 한 대당 배터리 팩에서 나오는 유가금속은 100만 원가량”이라며 “2019년 말소된 차량 134만 대가 모두 전기차가 된다면 연간 1조4천억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완성차회사인 현대차와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이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을 위해 손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전기차시장이 성장하면 폐배터리와 관련한 사업도 함께 커질 것"이라며 "배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면서 완성차회사와의 협력 등을 통해 사업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동안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시장은 연평균 18.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차배터리 교체주기가 평균 7~8년으로 내연기관차보다 짧다는 점을 감안하면 폐배터리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현재 폐배터리를 활용하는 방안은 배터리의 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거나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전원 등 다른 용도로 재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배터리의 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방법은 주로 코발트와 니켈, 탄산리튬이 해당된다.
폐배터리는 또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캠핑용 소형배터리 등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거듭하면 용량이 처음보다 80% 이하로 줄어드는데 이를 에너지저장장치로 재활용하면 10년은 더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명이 80% 남은 현대 '코나 일렉트릭' 배터리(64kWh)는 4인 가구가 4일 정도 사용할 전력(월 평균 사용량 350kW 기준)을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 사장은 여기에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기술도 독자적으로 개발해 폐배터리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친환경성을 극대화하는 계획을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전기차 폐배터리 양극재에서 수산화리튬을 회수하는 기술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리튬을 수산화리튬 형태로 먼저 추출한 뒤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 고부가가치의 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이라며 "기존보다 고순도로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김 사장이 비전으로 제시한 종합 에너지 솔루션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7월 영문 사내뉴스채널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친환경사업 투자 확대에 그치지 않고 배터리 생산부터 수리, 재활용까지 생각하는 가치사슬을 만들어 전기 운송수단(e-Mobility) 솔루션 제공자로 성장해 나가겠다"며 "배터리사업을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과 연계해 종합 에너지 솔루션기업으로 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