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LG화학에 따르면 7월 글로벌 모든 사업장에서 ‘RE100 (Renewable Energy 100)’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뒤로 폴란드 전기차배터리공장에서 RE100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RE100은 100% 재생에너지만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글로벌 친환경 캠페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폴란드 공장은 RE100 이행이 잘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이라며 "소비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만 사용해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글로벌 현안으로 등장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7월 ‘2050 탄소중립 성장’ 전략을 내놓았다.
탄소중립 성장은 사업 성장에 따른 탄소 배출량 증가분과 동등한 수준의 감축활동을 통해 탄소 배출량의 순증가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2050년 탄소배출량을 2019년 수준인 1천만 톤으로 억제하기로 했다.
신 부회장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계획으로 RE100에 동참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최근 독일의 완성차회사들이나 테슬라, 구글 등 글로벌기업들이 RE100 달성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위원회에 따르면 9월 기준 RE100에 등록한 글로벌 기업은 250곳을 넘었다.
LG화학의 친환경 노력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유럽 전기차시장에서 LG화학이 더욱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은 올해부터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허용기준을 km당 135g에서 95g으로 낮추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완성차회사에게 g당 95유로의 벌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 완성차회사들도 전기차 배터리사 등 협력사를 대상으로 친환경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최근 폴크스바겐 등 완성차회사들은 인권이나 환경문제와 관련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협력사를 가치사슬(밸류체인)에서 배제하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제품과 기술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지속가능한 수급망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사업 참여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LG화학은 이에 대응해 인권이나 환경적 문제가 없는 ‘클린 메탈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협력사에 원재료 수급망의
실사 의무를 적용하는 한편 자체적으로도 외부기관을 통한 수급망 실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LG화학은 또한 2019년 국내 배터리업계 최초로 책임 있는 광물 조달 및 수급망 관리를 위한 글로벌 협의체 RMI(Responsible Minerals initiative)’에 가입하고 포드나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회사들과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코발트 공급망 추적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친환경기준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신 부회장에게 유럽연합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조치가 완성차회사의 까다로운 친환경기준을 준수해야 하는 부담만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LG화학은 유럽의 친환경기준 강화로 글로벌시장에서 가장 많은 수혜를 보고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유럽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로 유럽지역의 전기차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수요도 함께 급증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3월부터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1위에 올라 5개월째 1위를 지키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유럽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217% 증가한 11만3659대를 보였다”며 “2020년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와 주요국들의 친환경차정책 확대, 전기차 모델 확대로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은 2023년 km당 62g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더욱 강화하기 때문에 유럽 전기차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배터리업계는 내다봤다.
신 부회장에게는 유럽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계속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탄소중립 성장전략에 따라 친환경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셈이다.
신 부회장은 7월 2050 탄소중립 성장전략을 발표하면서 “지속가능성 전략이 모두 달성되는 2050년은 LG화학이 창립 100주년을 넘어 다음 세기로 나아가는 충요한 시점”이라며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지속가능 솔루션을 통해 고객은 물론 환경, 사회의 취약점까지 해결하며 영속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