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이 코로나19 재확산에 직격탄을 맞아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됐다.
플라이강원은 여름철 성수기에 예약율이 높아 고정비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예약취소가 잇따르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25일 항공업계에서는 플라이강원이 재무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구경북지역의 중견기업을 비롯한 복수의 기업이 매각 여부를 문의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플라이강원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에 따라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낮은 가치에 매수하려는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플라이강원은 직원 수가 240여명이고 신생기업으로서 부채가 80억 원 수준에 불과해 인수합병시장에 나오면 매수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항공사업면허의 가치는 1천억 원에서 2천억 원으로 평가되지만 플라이강원은 조건부로 항공사업면허를 받았기 때문에 매각된다면 매수기업은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플라이강원은 3년 동안 양양공항에서 출발하는 노선을 운영해야 하는 점 등 몇 가지 조건을 전제로 항공사업면허를 받았다”며 “따라서 다른 기업이 인수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롭게 면허발급을 위해 국토부와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플라이강원이 현재의 어려움을 버티지 못하고 매각절차가 진행된다면 강원도 관광산업이 입는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3월 정부가 플라이강원에 항공운송면허를 발급하면서 거점공항을 유지하도록 한 기한인 3년도 약 20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양양공항은 플라이강원 취항 이후 비로소 활성화됐고 2020년 8월 이용객이 5만 명을 넘어서게 됐다.
하지만 대구경북과 같은 다른 지역 기업이 인수하게 되면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거점공항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
플라이강원은 매달 고정비로 30억 원의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데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고정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 특히 플라이강원에 투자를 생각했던 투자자들이 돌아서는 사례도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플라이강원은 생존을 위해 강도 높은 무급휴직을 계획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10월1일부터 전체 240여 명의 직원 가운데 80여명 정도만 근무를 하고 나머지는 무급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이사를 비롯한 9명의 임원들도 사퇴를 검토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에 따르면 사퇴 검토는 조금이라도 회사의 재정부담을 덜어주고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외부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조만간 열릴 이사회와 임시주총에서 거취가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파악된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현재 회사를 살리기 위해 신규 투자유치와 비용 절감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에서 매각 여부를 문의한 것은 맞지만 거점공항을 옮기는 문제와 같은 구체적 논의를 진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플라이강원의 의결권 있는 보통주의 지분구성을 살펴보면 주원석 대표이사가 27%를 쥐고 있고 세븐브릿지제2호사모투자합자회사가 21%, 나이스디지털르네상스1호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 18%, 기타주주가 34%를 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