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0-09-24 16: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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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아파트와 같은 고층 건축물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드론 관제시스템과 로봇 등을 활용해 모듈러 공법의 적용범위를 넓히는 데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24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아파트와 같은 고층 건축물에 공장에서 콘크리트 구조물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의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건설기간과 품질을 모두 향상시킨 모듈러 공법인 하프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를 개발한 가운데 적용범위를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프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법은 공사기간이 짧고 기존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보다 가벼워 고층 건축물에 적용하기도 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공 이후 방음과 누수 방지에도 더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고층 아파트에 모듈러 건축과 관련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아파트시장에 모듈러 적용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바라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모듈러 공법은 기능인력 감소, 외국인 근로자 증가, 시공 품질, 안전 사고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기술 개발을 계속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기술연구원 아래 디지털건설팀을 따로 두고 디지털플랫폼, 스마트건설, 드론 활용기술, 건설자동화/가상현실(VR)/혼합현실(MR), 빅 데이터/인공지능(AI), 디지털 설계 분야 기술개발 및 사업본부 기술지원 등을 연구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술연구원을 갖춘 건설사는 국내에 5곳이 되지 않는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개발 과제 가운데 모듈러와 관련된 것은 옥탑층 모듈러 기술개발, 탈현장화(OSC) 기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구조 공동주택 벽체 바닥 차음성능 최적화 및 현장 생산성 향상 요소 기술 개발, 콘크리트 프리팹 생산공정 자동화시스템 구축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연구개발하고 있는 다양한 과제들을 통해서 원가 절감, 공기 단축으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은 1단계로 실시간 드론 관제 및 영상 분석시스템 구축에 이어 2단계로 위치 기반 사진 데이터 및 현장 기술지원시스템 개발, 클라우드 기반 현장용 IoT 플랫폼서비스 개발, 실시간 드론 관제 및 영상 분석시스템 구축 등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드론이 현장 관측과 관제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만큼 고층 건물의 모듈러 공법 적용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모듈러 공법은 현장이 아닌 공장에서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고 현장에서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관측과 측량, 현장과 공장의 정보 교류 등이 중요한데 드론은 이런 것들을 한번에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건설의 드론 활용능력은 이미 모듈러 공법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해 보인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건설 산업용 드론 관제시스템(DW-CDS)을 만들어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드론 관제시스템은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관제시스템에 자동 저장하고 공사 관계자가 현장 상황과 공정률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우건설은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등 지역에서 밀림과 같이 습하고 시야 확보가 어려운 현장에서도 드론을 활용하며 경험을 쌓았다.
2020년 3월에는 드론개발 스타트업 아스트로엑스의 지분 30%를 사들이는 등 드론 관련 역량을 높여왔다.
대우건설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로봇 개발도 모듈러 공법과 상승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공장에서 구조물을 만드는 프리캐스트 공법은 현장작업을 기존보다 단순화해 로봇의 적용범위를 넓혀 공사기간과 공사비용을 줄일 수 있다.
대우건설의 다른 관계자는 "2020년 상반기 보고서 등에는 로봇 관련 연구개발 과제가 올라가 있지 않지만 연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