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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진행하는 350달러 상당 사은품 증정 행사 안내화면.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국내 소비자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를 늘리기 위해 ‘출혈경쟁’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사은품 공세를 벌이고 있다. 또 두 회사는 경쟁력있는 중저가 스마트폰도 해외에서만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이런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어 안방을 너무 홀대한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 국내 소비자 차별논란 확산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해외에서 경쟁력있는 중저가 제품을 내놓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해 사은품 공세를 펼치면서 국내 소비자들을 뒷전으로 밀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에서 아무것도 안 해줘도 제품이 잘 팔린다고 믿는 것 같다”며 “우리나라 기업이라고 해서 제품을 사주는 것은 옛날 얘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과 인도시장에 ‘갤럭시온’ 시리즈를 10만 원대에 출시했다. 갤럭시온 시리즈는 저가 스마트폰인데도 고화질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등 고성능 부품을 탑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온 시리즈를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국내 출시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갤럭시S6과 비슷한 가격에 방수기능을 추가하고 배터리 용량을 늘린 ‘갤럭시S6액티브’도 출시했지만 국내에 내놓지 않았다.
LG전자 역시 최근 미국에 카메라성능을 대폭 높인 대화면 스마트폰 ‘G비스타2’를 450달러에 출시하고 판매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 스마트폰도 국내에서 구매할 수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자들에게 제공하는 사은품 내용이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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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왼쪽)과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삼성전자의 미국 프로모션 페이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6과 갤럭시S6엣지, 갤럭시S6엣지플러스, 갤럭시노트5 구매자들에게 전용 무선충전기와 보조배터리, 고급 케이스가 헤드폰 등 350달러 상당의 사은품을 제공한다.
또 모바일결제서비스 ‘삼성페이’에 새로 가입한 미국 소비자들은 50 달러의 적립금을, 아이폰을 사용하던 구매자들은 안드로이드 앱스토어 ‘구글플레이’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0달러의 상품권을 추가로 받는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이 1달러만 내면 갤럭시S6 시리즈와 갤럭시노트를 한 달 동안 사용해 볼 수 있는 ‘얼티밋 드라이브’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도 미국에서 프리미엄 신제품 ‘V10’을 출시하자마자 구매자들에게 200기가 용량의 마이크로SD카드 등 300 달러 상당의 사은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미국 통신사를 통해 G4를 구매하는 사용자들에게 200달러의 상품권을 제공하거나 기존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200달러를 할인해 주는 행사도 벌이고 있다.
◆ 국내 소비자 차별받는 이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벌이는 이런 마케팅을 놓고 정작 국내 소비자들은 온전한 스마트폰 가격을 받는 등 안방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한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용자들은 “한국은 배터리만 주고 미국에서 고가의 사은품을 주는 게 짜증난다”며 “미국에서 난 적자를 한국에서 메우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의 사은품 금지규정 때문에 국내 소비자에게 사은품을 주지 않는 것 아니냐고 반론을 펴기도 한다.
하지만 단통법을 보면 구매자가 받을 수 있는 사은품 등 경제적 이득은 지원금의 15% 이상의 혜택을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경우에만 위반사항으로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에서 사은품 제공에 인색한 것을 단통법 때문이라고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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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미국에서 진행하는 사은품 증정행사 안내문. |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삼성페이에 가입하면 액세서리 할인권을 제공하거나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에게 할인권과 사은품 추첨권을 주는 행사만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의 V10 구매자들에게 보조배터리를 증정하고 수험생을 대상으로 200기가 마이크로SD카드를 증정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펼치는 사은품 공세와 비교하면 규모가 턱없이 작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미국 소비자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특성을 고려해 추가 사은품을 주는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이를 100%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반박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소비자들을 상대적으로 ‘홀대’하는 것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별다른 마케팅을 펼치지 않아도 잘 팔린다는 인식이 뿌리깊게 내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 스마트폰 유통이 이동통신사 시장으로 이뤄지면서 직접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도 한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애플이 아이폰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고 화웨이나 레노버 등 중국업체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뿐 아니라 저가 스마트폰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마냥 안심만 할 수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력 확보 실패가 국내에서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해외시장에 비해 차별이 심해지면 국내 소비자들도 결국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