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은 스마트폰 앞쪽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돌려 T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사용자는 뒤쪽 보조 디스플레이를 손으로 잡거나 지지대에 거치하는 식으로 윙을 사용할 수 있다. 앞쪽 디스플레이를 돌린 채 가로로 들고 쓰는 것도 가능하다.
이 부사장은 이번 행사에서 MZ세대를 공략하는 데 무게를 실었다.
MZ세대는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중반~2천년대 초반 출생)와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를 합친 말이다. 최근 MZ세대가 다양한 분야에서 주요 소비자층으로 떠오르고 있어 여러 기업이 MZ세대를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윙을 홍보하기 위해 직접 홍보영상에 등장하는 대신 MZ세대가 주로 접하는 유튜버를 내세우는 방법을 선택했다.
‘영국남자’, ‘아찌랜드’, ‘잭킹’ 등 여러 유튜버는 이번 행사에서 직접 제작한 영상을 통해 윙의 사양과 사용자경험을 소개했다. 유튜버 ‘오스틴 에반스’는 고객을 대신해 LG전자 개발자들과 윙의 기획의도 등을 묻고 대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앞서 삼성전자가 2019년 신제품 공개행사 갤럭시언팩에서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를 최초로 공개했을 때와 대조적이다. 당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갤럭시폴드를 직접 소개했고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만큼 이 부사장은 이전에 없던 형태의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반응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윙의 '사용성' 역시 MZ세대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윙을 소개하면서 MZ세대가 중시하는 콘텐츠 감상, 사진 및 영상 촬영과 관련한 이점에 비중을 뒀다.
윙으로 영상을 감상할 때는 앞쪽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돌린 뒤 보조 디스플레이를 잡고 사용하면 된다. 기존 스마트폰과 달리 화면에 손가락을 댈 필요가 없고 문자메시지 같은 연락이 와도 보조 디스플레이에 표시돼 영상을 가리는 요소가 적다.
앞쪽 디스플레이 자체도 카메라 구멍이나 노치(카메라가 차지하는 부분)가 없어 화면이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LG전자는 앞쪽 디스플레이에 카메라를 탑재하지 않는 대신 보조 디스플레이가 달린 뒤쪽 몸체에 전면카메라 역할을 하는 팝업(튀어나오는)카메라를 적용했다.
윙으로 촬영할 때도 이런 장점들은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특히 윙의 카메라에는 ‘짐벌’ 기능이 있어 사용자가 빠르게 움직여도 안정적으로 촬영할 수 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짐벌은 카메라가 흔들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임을 만들어 흔들림 없는 촬영을 지원하는 장비를 말한다.
이 부사장은 윙의 내구성도 강조했다. 젊은 세대의 활동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윙은 LG전자의 독자적 회전식 경첩과 팝업카메라 등 기계식 구조를 갖췄다. 갤럭시폴드가 처음 공개됐을 때 경첩과 관련한 내구성 논란을 겪었다는 점을 놓고 보면 윙에 관해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윙의 회전식 경첩을 자체적으로 시험한 결과 20만 번 이상 회전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또 팝업카메라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때 바닥에 충돌하기 전 자동 수납되는 기능이 있어 고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부사장은 윙의 가격 또한 젊은 세대의 접근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책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윙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100만 원대 초반 수준에서 매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2가 239만8천 원, 갤럭시Z플립5G가 165만 원에 팔리는 것과 비교해 훨씬 저렴한 것이다.
윙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으면 이 부사장이 추진하는 스마트폰 전략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다음 제품도 흥행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혁신적 사용성으로 고객에게 차별화한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제품군을 말한다. 윙이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출발점에 섰고 그 다음 제품으로는 롤러블(두루마리형) 스마트폰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