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가 성공적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데다 코로나19로 콘텐츠 및 지식재산 등과 관련한 사업이 국내 공모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어 상장의 적기가 찾아왔다는 시선이 나온다.
▲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 대표이사.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는 기업공개를 위한 사전준비를 사실상 마친 상태로 파악됐다.
카카오페이지는 2019년 기업공개를 위한 상장주관사로 NH증권과 KB증권을 선정해 상장 예정기업으로 금융당국의 지정감사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이 상장하는 시점의 해당년도 실적이나 직전년도 실적과 관련해 외부기관의 회계 투명성을 검토 받아야 하는데 이런 절차를 모두 마쳤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지가 한국거래소에 9월 기업공개를 위한 예비심사를 밟는다면 빠르면 연말에도 코스피 상장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국내 엔터테인먼트산업 전반을 재평가할 수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10월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어 공모시장에서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을 좁게 본다면 연예기획사로 한정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기업들의 원천 지식재산을 확보한 기업으로 넓혀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페이지와 비즈니스모델이 유사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기업가치도 2019년 기업공개를 준비한다고 했을 때 1조5천억 원 안팎으로 평가됐지만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2조~5조 원 수준으로 바라보고 있다. 1년 사이에 기업가치가 30% 이상 높아진 셈이다.
카카오페이지는 콘텐츠 유료화에 성공하면서 웹툰과 웹소설 유통 플랫폼 국내 1위에 올랐다.
카카오페이지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570억 원, 영업이익 305억 원을 거뒀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142% 늘었다.
특히 일정 시간이 지나면 1편씩 무료로 열람할 수 있는 ‘기다리면 무료’라는 사업모델로 요금부담을 낮춘 것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 계열사와 협업해 지식재산권(IP) 기업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는데다 해외시장 진출 국가를 넓힐 계획을 세우고 있어 자금확충이 필요하다.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을 때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다면 해외 콘텐츠시장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이사도 올해 7월 열린 ‘IPO 2020’ 행사에서 “현재 한국과 일본을 넘어서 인도네시아, 미국 등으로 진출을 시작한 상황”이라며 “올해 안에 합작법인 설립이나 인수합병을 통해 대만, 태국, 중국, 인도 등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가 해외 진출을 할 때 현지에서 관련 플랫폼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합병 자금 확충을 위해 기업공개를 서두를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말 인도네시아 현지 1위 유료 콘텐츠 플랫폼인 네오바자르를 인수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동남아시아 콘텐츠시장을 공략하는데 1년가량 앞서 인수합병을 통한 채비를 마쳤다.
더욱이 공모시장에서 카카오 계열사 기업공개의 첫 주자였던 카카오게임즈가 높은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서 카카오페이지도 카카오 인지도에 힘입어 기업공개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게임회사 가운데 자체 제작게임 매출이 낮음에도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역대급 경쟁률 신기록을 썼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도 상장 첫 날 공모가 2만4천 원의 2.6배인 6만24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주식시장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뱅크 등 계열사 기업공개 순서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와 달리 카카오페이지가 기업공개를 위한 사전준비를 미리 해둔 만큼 카카오페이지 올해 안 상장을 목표로 서두른다면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도 내년 상반기로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