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기록한 뒤 상한가)을 보이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0일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시초가보다 30%(1만4400원) 오른 상한가 6만2400원에 사고팔리고 있다. 공모가 2만4천 원보다 160% 상승한 가격이다.
▲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이사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게임즈를 소개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
시가총액은 4조5680억 원으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5위로 직행했다.
올해 또다른 기업공개 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팜과 마찬가지로 상장 이틀차인 11일에도 상한가를 달린다면 셀트리온헬스케어, 씨젠에 이은 코스닥 시가총액 3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게 된다.
SK바이오팜은 상장 첫 날을 포함해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보이며 한때 주가가 공모가 대비 450% 상승한 26만9500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조정을 거쳐 현재 18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카카오게임즈 주가의 상승여력이 남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장 개시 직후 상한가로 직행한 뒤 매도물량이 없어 상한가에 적은 거래만이 이뤄지고 있다.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카카오게임즈 주식의 거래대금은 300억 원대에 그친다.
상반기 증시는 4차산업 관련주가 상승을 이끌었는데 이 때문에 대형게임회사인 카카오게임즈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큰 것으로 보인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비대면산업에서 높은 성장을 기대받는 카카오의 1호 상장 자회사"라며 "기대 신작 게임의 출시가 임박했다는 점과 최근 공모주 과열양상 등을 고려하면 주가가 본질적 가치 대비 오를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카카오의 채널을 이용한 협업구조가 카카오게임즈의 강점으로 꼽힌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의 강력한 플랫폼을 통해서 유통 및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카카오게임즈만의 독보적 경쟁력"이라며 "모바일게임사업과 관련해 카카오톡 플랫폼의 '카카오게임 하기'를 독점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게임회사인 3N(넷마블, 엔씨소트, 넥슨)과 비교해 아직 시가총액 규모가 작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기대에 불을 붙였다.
세 회사의 시가총액 규모는 넷마블 약 15조 원, 엔씨소프트 약 18조 원, 넥슨 약 21조 원 등이다.
특히 이런 기업의 주가는 코로나19 지속으로 비대면산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상반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각각 52.7%, 67.2% 올랐고 일본에 상장된 넥슨도 69.2% 올랐다.
높은 증시 유동성도 카카오게임즈 추가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27일 기준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잔고가 처음으로 60조 원을 넘어섰다.
카카오게임즈는 1일과 2일 실시된 일반공모주 청약에서 58조5543억 원의 증거금을 모으며 역대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이미 증권사들이 제시한 적정 평가가치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9일 SK증권은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시가총액을 2조7800억 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2조2천억 원으로 제시했다. 이 밖에 대신증권은 카카오게임즈 목표주가를 3만3천 원으로 잡았다.
모두 현재 주가(6만2400원)와 시가총액(4조568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장외 주식 가격(7만7천 원)을 들어 "상장 초 단기 수익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수준이라 판단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가 11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하게 된다면 주가는 8만 원을 넘어선다.
카카오게임즈의 현재 자체개발 비중은 매출의 20%로 주요 경쟁사와 비교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중장기적으로 자체개발 비중을 60%로 늘려 성장동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업공개로 마련한 자금으로 공격적 개발회사 인수합병에 나선다는 계획을 내왔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26일 기업설명회에서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인수·합병을 활성화하고 자금 확보를 위해 기업공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코스닥에 상장하고 자금이 확보되면 추가 인수합병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하드코어 제작능력이 부족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2월 엑스엘게임즈의 지분 52.97%를 인수하고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세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등 주요 게임개발회사에 투자하며 개발역량을 강화해왔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