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 플로터는 풍력발전기를 해상에서 떠받치는 초대형 구조물로 해상 풍력발전의 핵심 기자재다. 국내에서는 세진중공업만이 유일하게 제작할 수 있다.
최양환 대표가 세진중공업의 독보적 기술력을 앞세워 4천억 원가량의 첫 해상구조물을 수주할 것으로 자신하는 이유다.
울산시는 정부의 그린뉴딜정책을 타고 동해1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사업을 시작으로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에 힘을 싣고 있다.
2025년까지 6조 원을 투자해 원자력발전소 1.5개 규모와 맞먹는 1.5GW 규모의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만들고 2030년까지 6GW 이상의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울산시는 현대중공업과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 전문회사인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 프랑스 에너지회사 토탈(Total) 등과 함께 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이 단지가 계획대로 조성되면 세진중공업은 수조 원 규모 수주를 바라볼 수 있다.
양형모 유화증권 연구원은 “8MW급 풍력발전기를 기준으로 1GW급 단지에 모두 125기의 풍력발전기가 공급된다”며 “1기의 풍력발전기당 1기의 트라이 플로터가 필요한데 트라이 플로터 1기당 단가는 150억 원으로 1GW급 사업에서 세진중공업은 약 1조9천억 원을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GW급 풍력단지가 조성되면 세진중공업은 모두 11조 원의 트라이 플로터를 수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은 육지에서 멀기 때문에 해상고압 변전설비(OHVS)도 필요하다. 해상고압 변전설비는 해상 풍력발전기에서 생산한 전기를 모으고 전압을 낮춰 육지로 전달하는 설비다.
세진중공업은 6GW급 풍력단지 기준으로 최대 9천억 원 수준의 해상고압 변전설비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세진중공업은 지난해 글로벌회사들과 컨소시엄을 맺으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네덜란드 해양설계 전문회사인 구스토엠에스씨와 트라이 플로터 제작에 협력하고 글로벌 에너지회사 엔지그룹의 계열사인 엔지 파브리콤과는 해상 풍력발전 변전설비를 제작하기로 했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유럽은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생산설비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두 전문회사가 세진중공업의 조선기자재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협력사로 컨소시엄을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을 맺은 회사들이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지역의 해상 풍력발전 시장을 노리고 있어 세진중공업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시장 진출까지 바라보게 됐다.
최양환 대표는 그동안 조선기자재 제작 기술력을 쌓는데 집중해왔는데 국내에서는 그린뉴딜 정책을 기회로, 아시아시장에서는 글로벌기업과 컨소시엄을 통한 사업협력으로 본격적 수확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수주실적을 쌓아 아시아 해상 풍력발전사업까지 진출해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