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0-08-30 16: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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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여행 확대로 국내 캠핑카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도 관련 규제 완화를 통해 캠핑카시장 활성화에 계속해서 힘을 실을 준비를 하고 있다.
▲ 캠핑카 콘셉트로 전시된 기아차의 '4세대 카니발'. <비즈니스포스트>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최근 들어 대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나 미니밴 등 전통적 패밀리카의 매력을 알릴 때 캠핑카로서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아차 최근 미니밴 4세대 카니발을 출시하며 탁 트인 야외에 캠핑상황을 연출한 카니발을 전시하는 등 차량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이른바 ‘차박’을 주요 콘셉트 가운데 하나로 내세웠다.
한국GM은 최근 종영한 캠핑 소재 tvN예능프로그램 ‘바퀴 달린 집’에 대형SUV 트래버스를 협찬하며 캠핑카로서 장점을 시청자에게 직접 보여줬고 쌍용차는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다이내믹 에디션을 출시하며 데크를 쉽게 여닫을 수 있는 기능을 기본 적용하는 등 야외 활동성을 강화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소형트럭 포터2를 전용 캠핑카로 개조한 ‘포레스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캠핑카시장은 자동차 튜닝시장 규제완화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여가활동 수요 확대 등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9년 말 국내에 등록된 캠핑카 수는 2만4869대로 5년 전인 2014년 말 4131대와 비교해 6배가량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여행이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 추석 선물세트에 7370만 원짜리 ‘오토캠핑카’가 등장할 정도로 더욱 관심이 커졌다.
CU는 캠핑카 전문업체 오토홈즈와 손잡고 고객이 주문하면 2개월 뒤 캠핑카를 직접 받아볼 수 있는 상품을 추석 선물세트로 마련했는데 이는 실제 판매량과 별개로 최근 캠핑카의 인기를 충분히 말해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정부와 국회가 지속해서 캠핑카시장 확대에 힘을 싣는 점은 앞으로의 전망도 밝게 한다.
국내 캠핑카시장이 지금까지 성장한 데는 규제완화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캠핑카시장은 2014년 자동차 튜닝이 합법화하면서 본격적으로 개화했는데 정부는 지난해 8월 ‘자동차 튜닝 활성화대책’을 내놓고 규제완화에 힘쓰고 있다.
튜닝 캠핑카는 국내 전체 캠핑카시장의 30%가량을 차지해 정부의 자동차 튜닝 규제완화는 캠핑카시장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3월부터 모든 차종을 캠핑카로 튜닝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손봤는데 이후 7월 말까지 5개월 동안 국내에서 캠핑카로 튜닝이 이뤄진 차량은 모두 3539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41대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시행령 개정 5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캠핑카 튜닝 대수인 2195대도 뛰어 넘었다.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하기 전에는 11인승 이상 승합차만 캠핑카로 합법적 개조가 가능했다.
정부는 최근에도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사전 튜닝 승인을 면제하는 방안 등을 도입하는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며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도 시대 흐름에 따라 관련 법안을 검토하며 국내 캠핑카시장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발의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박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자동차 대여사업에 캠핑카를 포함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현행법은 다인승 승합차에 한해 제한적으로 캠핑카 대여가 가능한데 법안이 통과하면 렌터카시장을 중심으로 캠핑카 수요가 크게 늘 수 있다.
▲ 현대차가 소형트럭 포터2를 개조해 6월 선보인 전용 캠핑카 '포레스트'.
박 의원은 “차박(차를 이용한 숙박)이라는 말이 대중화됐을 정도로 캠핑카가 인기를 얻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차박 수요가 더 늘고 있는데 변해가는 시장의 트렌드와 소비자들의 여가방식에 법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송언석 미래통합당 의원과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은 캠핑카 튜닝 때 내야하는 개별소비세를 줄여주는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현행법은 캠핑카 가액의 5%를 개별소비세로 부과하고 있는데 일반 자동차를 캠핑카로 개조해도 이를 제조로 간주해 자동차 가액과 튜닝비용을 합산한 금액에 세금을 매기고 있다.
송 의원과 김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은 자동차를 캠핑카로 개조할 때 애초 차량 가격을 제외하고 실제 튜닝에 들어간 비용에만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도록 해 튜닝 과정의 세금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송 의원은 “자동차 튜닝은 한국의 신성장동력 산업”이라며 “한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개별소비세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