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애플처럼 모바일칩을 자체 설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글이 모바일칩을 자체 설계하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최적화가 지금보다 원활해지고 새로운 기술의 보급과 관리가 편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하면 자체 칩과 자체 운영체제를 갖춰 최적화에서 우위를 보이는 애플에 대항할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 왜 자체 모바일 칩 설계역량 갖추려 하나
구글이 최근 ‘모바일칩 개발자’ 공고를 낸 사실을 더인포메이션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들이 6일 비중있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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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다 피차이 구글 CEO. |
더인포메이션은 구글이 자체 모바일칩을 설계하기 위한 준비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구글은 현재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내놓고 있지만 모바일 기기의 '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칩은 제조하지 않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모바일 기기 업체마다 적용한 모바일칩이 달라 안드로이드의 모양새는 제조업체별, 기기별로 차이가 크다.
이 때문에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통합관리를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로운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될 때마다 기기별로 업데이트 시기가 달라지고 특정 기기는 업데이트를 적용할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애플은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 애플은 모바일칩을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운영체제 iOS와 최적화를 이뤄내 안드로이드에 비해 우위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구글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구글이 자체 모바일칩 설계역량을 확보하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다.
무엇보다 안드로이드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보다 관리에 드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통제권을 강화해 제조회사와 관계에서 주도권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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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이 애플처럼 모바일 칩을 자체 설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
IT생태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상현실(VR)과 생체인식 등 신기술을 적용해 업데이트 하는 것도 쉬어진다. 업데이트에 필요한 소스코드를 단일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성공할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구글이 설계한 모바일칩을 생산해줄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데 대형 AP기업들이 얼마나 나서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더버지는 퀄컴과 삼성전자 등 AP기업이 구글과 협력하는 데 주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들 기업이 구글의 '주문자생산업체'(OEM)로 전락하는 것을 순순히 받아들이겠냐는 것이다.
구글이 대형 AP기업과 손잡지 못하면 중소 AP기업이 있는 대만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제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요소를 구글은 떠안아야 한다.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기존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의 반발도 구글이 넘어야 할 산이다.
안드로이드가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제조기업에게 재량권을 줬기 때문인데 구글이 이를 빼앗을 경우 제조업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들은 구글이 애플처럼 통제권을 높이는 전략을 본격화하면 ‘안드로이드 진영’의 와해가 예상된다며 구글이 기존 파트너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