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호 쌍방울 대표이사가 올해 온라인사업과 마스크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쌍방울은 그동안 오프라인 중심으로 영업을 이뤄오면서 영업손실을 냈는데 김 대표가 앞세운 새 전략이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 김세호 쌍방울 대표이사.
25일 쌍방울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세호 대표는 지난해 쿠팡과 11번가 등 온라인 채널에 입점을 추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올해에는 온라인몰 ‘트라이샵’을 직접 운영하며 온라인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쌍방울 관계자는 “경쟁회사에 정보가 될 수 있어 온라인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구체적으로 세분화해 말하기 어렵지만 상반기 온라인부문의 매출 증가로 새로운 판매 채널을 향한 확신이 생겼다”며 “앞으로 온라인 판매채널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방울이 온라인부문의 강화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디지털 소비가 대세가 된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는 김세호 대표의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김 대표는 인천영업소장(차장)으로 일하던 지난해 11월 온라인사업을 강화하는 등 기존의 경영전략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사내공모전에 내놓아 이사회에서 지지를 받고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20년 4월 쌍방울 대표이사 자리가 공석이 되자 대표에 선임됐다.
하지만 김 대표가 마주한 경영환경은 녹록하지 않다. 속옷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쌍방울이 내세우는 트라이(TRY) 브랜드는 40대 이상에게만 유명하다.
매출은 2000년대 초반 2천억 원에 이르렀으나 반 토막 수준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을 봤다. 쌍방울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965억 원, 영업손실 103억 원을 봤다. 2018년보다 매출은 5% 줄었고 영업수지는 흑자(5억 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김 대표는 쌍방울이 마주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마스크사업을 꼽고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자 올해 6월 익산시 및 ECO융합섬유연구원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마스크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쌍방울은 2020년 말까지 마스크 생산기계를 50대로 증설해 연간 KF94 마스크 3억2400만 장, 덴탈마스크 8640만 장을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기업신용평가업계에서는 쌍방울의 마스크 시장 도전을 두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4월 쌍방울의 무보증회사채 등급전망을 BB-(안정적)에서 BB-(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김혜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속옷업계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브랜드 이미지 노후화 등으로 사업 안정성이 저하되고 있어 재무 안정성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했다”며 “마스크사업은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지만 절대 규모가 작아 영업실적 회복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쌍방울은 단순 사입이나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이 아닌 직접 생산방식으로서 품질 높은 제품을 생산해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전국적 약국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지오영과 700억 원 규모의 마스크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영업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쌍방울을 통해 마스크를 생산하고 그룹 관계사인 비비안이 마스크의 디자인을 맡음으로써 상호 시너지를 내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쌍방울 관계자는 “쌍방울 그룹은 기존의 마스크와 기능이나 디자인면에서 차별화된 제품을 직접 생산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고 한다”며 “마스크의 안정적 생산과 공급을 통해 코로나19 종식을 앞당기고 그룹 성장과 국가 방역에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