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0-08-19 16: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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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이 정부와 공공기관 지원에 힘입어 파라과이 철도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현대엔지니어링은 정부와 함께 파라과이를 방문해 5억 달러 규모의 아순시온 광역철도사업을 따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데 수주에 성공한다면 파라과이에서 본격적으로 철도사업을 늘릴 수 있다.
▲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19일 공기업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파라과이에서 아순시온 광역철도사업을 비롯해 그 두에 나올 철도노선 프로젝트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파라과이 정부와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순시온 광역철도사업은 철도시설공단이 2015년 타당성조사(F/S)를 맡는 등 파라과이 정부와 교감을 이어온 점도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높인다.
아순시온 광역철도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한 민관합동대표단은 13일 파라과이를 방문해 25일까지 머물며 파라과이 공항에 코로나19 진단장비를 설치하고 코로나19 방역지원에 나서는 등 다양한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철도시설공단, 외교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자로 구성된 대표단은 파라과이 정부 고위 관계자 면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와 파라과이 철도공사의 협력 양해각서 체결 등을 통해 앞으로 수주 확대기반을 다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파라과이 방문은 포스트 코로나19 대형 인프라 국책사업 수주를 위한 첫 중남미 방문으로 대중남미 경제외교가 본격 가동된다는 의미"며 "한국 기업이 중남미지역의 유망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라과이 정부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아순시온 광역철도사업 이후에 대규모 철도인프라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집권한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이 재임기간인 2023년까지 교통 인프라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아순시온 광역권 인구가 2004년 166만 명에서 2014년 237만 명으로 10년 사이 1.5배 증가했고 승용차 등록대수도 해마다 평균 4.5%씩 증가해 교통 혼잡이 빚어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철도인프라사업은 정부정책에서 우선순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철도 건설과 관련한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아순시온 광역철도뿐 아니라 추가 철도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1조 원 규모의 서울 동북선 도시철도 민간투자 철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19건의 철도 건설공사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민관협력투자개발사업(PPP)이기 때문에 수주절차 초기에는 정부 주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아직은 추가 사업 추진과 같은 사안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건설업계에서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가 1월 방글라데시에서 민관협력투자개발사업 우선권을 잇달아 얻는 등 모두 3건의 수주성과를 냈기 때문에 파라과이에서도 아순시온 광역철도에 이어 수주를 연달아 따낼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아순시온 광역철도사업에 지분투자를 하면서 힘을 보탤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정부의 직간접 지원에 힘입어 중앙아시아 지역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플랜트사업의 기반을 확대하기도 했다.
아순시온 광역철도사업은 길이 44㎞의 아순시온-으파카라이 구간 철도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이르면 2021년 착공에 들어가 27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준공된다.
공공 인프라 투자와 건설, 유지, 보수 등을 정부 대신 민간이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민관협력투자개발사업으로 사업비는 5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사업자가 30년 동안 철도를 운영한 뒤 파라과이 정부에 소유권을 넘기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로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순시온 광역철도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예정된 파라과이 현지 방문 일정이 무산되자 사업제안이 담긴 영상을 제작해 파라과이로 전달하는 등 정성을 보였다.
이에 파라과이 정부는 7월 파라과이에서 본사업 협의를 진행하자는 초청서한을 보내 수주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