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새로 추진하는 전기차 충전인프라사업을 통해 '1석3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디벨로퍼(개발사업자)로 도약뿐 아니라 해외사업 경쟁력과 푸르지오 아파트 브랜드의 가치 강화를 기대한다.
16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통해 전기차 충전인프라사업을 선점한 뒤 이를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액화천연가스 플랜트와 리츠(부동산투자신탁) 강화에 더해 부동산 종합디벨로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디벨로퍼로서 신사업 분야에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이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 가운데 전기차 충전인프라사업을 먼저 고른 것은 전기차시장의 성장성에 비해 전기차 충전인프라가 아직 부족한 점이 고려됐다.
전기차시장은 우리나라의 그린뉴딜정책을 비롯한 각국의 친환경차 확대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커지고 있다.
6월 기준 국내 승용 전기차 등록대수는 10만3970대인데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 로드맵을 내놓으며 2021년 10만 대, 2023년 16만 대, 2025년 25만 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블룸버그 NEF가 발표한 '2019 전기차전망'을 보면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2025년 1천만 대에 이르고 2040년에는 세계 승용차의 절반가량이 전기차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전기차 충전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에 놓여 있다. 전기차 충전기 수는 6월 기준 2만59대에 머물렀다.
정부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로드맵을 통해 2022년까지 완속 충전기 1만 2천 대, 급속 충전기 1만개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히며 지속적 충전인프라 확대 의지를 보였다.
대우건설은 7월 전기차 충전기 전문기업 휴맥스EV 지분의 19.9%를 사들이며 전기차 충전인프라사업을 본격화했다.
대우건설은 우선 ‘푸르지오’ 아파트와 휴맥스그룹의 주차장 운영 사업자인 ‘하이파킹’을 활용해 충전인프라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신규 공급하는 푸르지오 아파트와 하이파킹이 운영 중인 주차장 10만여 면을 주요거점으로 전기차 충전기 설치 및 충전기 운영으로 사업거점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마다 2~3만 가구를 신규 공급하는 푸르지오를 통해 전기차 충전사업의 안정적 수요를 확보한 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에 전기차 충전소를 늘리면 아파트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에너지저장장치(ESS) 연동 복합충전소 설립, V2G 양방향 에너지 수요관리 시스템 운영 등 신재생에너지관련 개발사업에서 점차 발을 넓혀가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V2G 양방향 에너지 수요관리 시스템은 전기 충전식 친환경차를 기존 전력망과 연결해 차량의 남은 전력을 다른 용도로 이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대우건설은 전기차 충전인프라사업의 해외진출도 추진한다.
대우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개발사업에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확충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휴맥스가 보유하고 있는 해외 3개국의 현지 생산시설과 20여개 국가의 글로벌 판매망을 이용해 해외판매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도 전기차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계획은 이어지고 있다.
뉴욕에서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7월16일 2025년까지 7억1천만 달러(약 8550억 원)을 들여 뉴욕에 5만 개가 넘는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기반시설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포드, 다임러, 폴크스바겐 등 완성차기업은 독일에 400여개의 고속 충전소를 설치하기 위해 합작회사를 세웠을 만큼 전기차 충전 인프라사업은 전망이 밝다.
폴크스바겐그룹은 2020년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기 2천개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대우건설 다른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사업과 같이 기존 건설업과 연계된 신사업 투자를 통해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