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는 7일 광주와 곡성공장에서 제조와 물류업무를 맡을 새 협력업체를 찾는 공고를 냈지만 응찰할 업체를 구할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기존 협력업체들이 금호타이어로부터 도급물량을 충분히 수주하지 못해 경영난 때문에 도급계약을 자청해서 해지한 만큼 이번 공고에도 섣불리 나설 업체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체적으로 원청이 하청기업에 먼저 도급계약을 끊는 일이 많다는 점에 비춰볼 때도 이번 금호타이어 협력업체들의 도급계약 중도해지는 이례적이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새 협력업체를 구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탄탄한 자본력을 갖춘 기업이 아니고서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에서 물류, 하역, 원재료 등을 담당하는 6곳 협력업체는 7월31일자로 도급계약 해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와 협력업체 사이 계약은 당장 31일자로 끝난다.
금호타이어는 2019년 구조조정과 효율적 공장운영으로 원가구조를 개선한 만큼 애초 올해는 타이어 판매 확대에 힘쓸 계획이었다.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타이어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타이어업황이 차츰 회복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타이어 생산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전 사장으로서는 협력업체 도급계약 문제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와도 맞물려 있는 만큼 새 협력업체를 찾는 일이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협력업체 노동자들로 구성된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회사의 자금줄인 금호타이어 법인계좌까지 압류하면서 정규직 전환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가 코로나19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전 사장이 막대한 비용 부담을 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이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정규직 고용 여부를 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전 사장으로서는 새 협력업체를 찾아 이들의 고용승계를 요청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으로 보인다.
더욱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를 나몰라라 했다가는 정규직 노동자들까지 연대하면서 그 불똥이 노사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가뜩이나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은 2018년 7월 중국 타이어기업인 더블스타에 매각된 뒤 금호타이어 국내공장의 존속 여부를 두고 불안한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전 사장은 금호타이어가 지역사회에서 지닌 입지나 위상을 따져봤을 때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를 마냥 외면할 수 없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6일 최근 금호타이어의 노사갈등을 두고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시장은 “금호타이어 노사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투자자와 고객은 물론 지역민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며 “상생의 정신으로 광주시민의 일자리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새 협력업체를 구하지 못하면 기존 협력업체 1~2곳을 설득해 계약을 연장하고 이들 업체에 기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을 모두 승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비정규직 노조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새 협력업체도 적극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