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빠르면 이번주 중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긴급승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개발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9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인데 8월에 먼저 코로나19 항원 진단키트 내놓는다.
GC녹십자는 최근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GC5131A'의 임상시험용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8월에는 임상2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생산·공급에 참여한다.
◆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 모두 3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셀트리온은 9월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상2상 시험에서 유효한 결과를 얻을 경우 긴급사용 승인절차를 밟아 상용화를 앞당겠다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7월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1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올해 3분기 안에 임상1상을 완료한 뒤 후속 임상절차를 밟고 내년 상반기에 제품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임상2상은 200∼300명, 임상3상은 2천∼3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GC녹십자
GC녹십자는 최근 충북 청주시 오창 공장에서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GC5131A'의 임상시험용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 성분)에서 다양한 유효 면역항체를 추출해서 만드는 고면역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이다. 고면역글로불린은 오랜 기간 인체에 사용돼 온 제제이기 때문에 개발과정이 간소화할 수 있다.
실제로 'GC5131A'는 안전성을 인정받아 임상1상을 면제받기 때문에 약물 재창출 제품을 제외하면 가장 빠르게 임상2상에 진입하게 된다.
일반 혈장을 활용해 상용화된 동일제제 제품들과 작용 기전 및 생산 방법이 같아 코로나19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중 상용화가 가장 빠를 것으로 기대된다.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혈장 확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7월30일 기준으로 모두 1098명이 혈장 공여 의사를 밝혔는데 이 가운데 733명이 혈장 채혈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GC녹십자는 7월29일 임상2상 IND(임상시험계획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는데 승인이 나면 임상적 투여 외에도 치료목적사용 등 다양한 경로로 의료현장에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에게는 또 다른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완치자의 혈장을 긴급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방안을 거의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식품의약국이 최종 결정을 보류할 가능성도 아직은 남아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보건복지부,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의 글로벌 공급을 위한 3자간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AZD1222’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로 현재 WHO가 발표한 세계 코로나19 백신 중 가장 먼저 임상3상에 진입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의 글로벌 파트너 중 하나로 ‘AZD1222’ 제조에 참여한다.
복지부는 향후 두 회사의 백신 생산 및 수출 협력이 신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 부광약품
부광약품은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레보비르는 앞서 시험관 내 시험에서 코로나19 치료에 쓰이는 '칼레트라'와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
부광약품은 8월까지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레보비르 임상2상을 진행한다.
◆ 엔지켐생명과학
엔지켐생명과학은 항암화학요법 유발 호중구 감소증(CIN) 치료제 등으로 개발 중인 'EC-18'을 환자 60명에게 투여할 계획을 세웠다. 임상2상 종료 예상 시점은 2022년 5월이다. 미국에서도 7월10일 임상2상을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 신풍제약
신풍제약은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신풍제약은 8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환자 116명을 대상으로 임상2상을 진행한다.
◆ 이뮨메드
이뮨메드는 B형간염과 독감 치료제로 개발하던 항바이러스 항체 후보물질 'HzVSF'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6월5일 식약처에 임상2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했지만 2차례 수정요청을 받았다. 현재 보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실험 데이터를 추가해 8월 초에 식약처에 다시 제출한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이뮨메드는 식약처에서 바이러스항체신약의 치료 목적의 사용승인을 받았다. 3개월간 7명의 중증 환자에 투여한 결과 4명의 환자에서 2주 안에 바이러스가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