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보통신업계와 완성차기업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새로운 모빌리티시장에서 렌터카기업의 자산은 보유차량 수에만 있지 않다. 오히려 렌털사업으로 확보하게 되는 차량 데이터의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미래 모빌리티서비스와 솔루션 개발을 위해서는 차량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운행정보, 주행거리, 운전습관 등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렌터카, 승차공유서비스기업들과 완성차, 정보통신(IT)기업들의 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SK렌터카도 최근 기업, 학술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빌리티사업과 관련한 협력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차세대 전기차 충전서비스 개발 등에 나서는가 하면 현대자동차그룹과 데이터 교류를 비롯한 기업대상사업 전반의 아이디어와 경험을 공유하는 내용의 협약도 맺었다.
한국과학기술원과 산학협력을 통해 머신러닝과 딥러닝 등 정보통신기술 접목을 통한 서비스 고도화와 SK렌터카 내부 인력의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등도 추진하고 있다.
렌털을 바탕으로 한 모빌리티 플랫폼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최 회장은 2016년 SK네트웍스 대표로 돌아온 뒤 사업구조의 변화와 혁신에 온힘을 기울였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에 복귀한 뒤 “SK그룹의 모체인 SK네트웍스를 다시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며 대대적 사업모델 혁신을 추진했다.
SK네트웍스는 전통적 종합상사로 글로벌 무역과 휴대폰 단말기 판매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었는데 최 회장의 주도 아래 ‘렌털’과 ‘모빌리티’로 방향키를 완전히 돌렸다.
최 회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 변화 속에서 ‘렌털’이 새로운 플랫폼사업으로 떠오를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모빌리티시장 역시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바라보고 차량 렌털사업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라이프를 엮어 낼 플랫폼사업을 펼치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렌터카로 모빌리티시장에 불어올 ‘공유경제’ 바람에 올라타고 자율주행, 전기차 시대에 새로운 이동수단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분야에서 SK네트웍스의 미래 먹거리를 늘려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 회장은 2018년 SK네트웍스 조직개편에서도 모빌리티부문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조직으로 편입하는 등 모빌리티사업에 힘을 실어왔다.
SK네트웍스의 렌터카사업은 이런 청사진을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019년 11월 주유소사업을 현대오일뱅크 컨소시엄에 매각하고 국내 렌터카업계 4위인 AJ렌터카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국내 렌터카시장에서 롯데렌터카와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올해 1월 AJ렌터카의 통합법인으로 공식 출범한 SK렌터카는 두 회사가 각각 보유한 단기와 장기 렌털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차량 렌털시장에서 매출을 큰 폭으로 늘려가는 동시에 전기차 등 미래차 영역의 렌털과 관련 서비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형 성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다음 단계로 나아가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이다.
2020년 5월 기준 SK렌터카의 운영차량 수는 20여만 대, 렌터카시장 점유율은 20.4%에 이른다. 업계 1위 기업 롯데렌터카 시장 점유율은 22.7% 수준이다.
SK렌터카는 매출 역시 올해 1분기와 2분기 모두 30%를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SK렌터카 관계자는 “SK렌터카는 급변하는 모빌리티시장에 대응해 수년 전부터 장기렌털 차량에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등을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최근에는 구성원 역량 개발과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한 협업 등을 통해 모든 사업모델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