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대표는 LNG탱크를 세진중공업의 새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조선3사에 세진중공업의 LNG탱크를 공급해 향후 글로벌 LNG탱크시장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3일 세진중공업에 따르면 2021년 4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LNG탱크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최대 3배 늘리는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사를 늘리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세진중공업은 현재 구형, 각기둥형, 원기둥형 등 모든 형태의 LNG탱크를 만드는 국내 유일한 회사다. 대형 LNG추진선에 들어가는 LNG탱크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회사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조선해양의 협력사로 중대형 LNG탱크를 납품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한국조선해양 뿐 아니라 앞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으로 고객사를 확대해 조선3사를 모두 세진중공업의 고객사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을 대상으로 먼저 기존 선박기자재를 납품해 거래실적을 쌓은 뒤 LNG탱크 사업까지 거래 폭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인 신한중공업이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신한중공업의 기존 선박기자재 물량이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중공업은 데크하우스(선실 블록)를 자체제작하고 있으나 우리는 3일에 1개씩 생산할 정도의 많은 생산량을 보유해 경쟁력 있는 가격과 납기를 앞세워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래실적을 쌓으면 큰 어려움 없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LNG탱크까지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조선3사를 모두 고객사로 품는다면 세진중공업이 앞으로 글로벌 LNG탱크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조선사들 가운데 한국 조선3사만이 LNG추진선을 제대로 건조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다. 조선3사만이 LNG추진선을 건조해 정상인도(정해진 인도기한과 건조가격을 준수하는 것)를 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 조선소인 후동중화조선을 비롯해 양쯔장조선,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 다롄조선공업, 장난조선소 등이 LNG추진선을 수주해 건조하고 있지만 이들은 아직 단 한 번도 정상인도를 한 적이 없다.
삼성중공업은 4월 LNG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최대 5척을 수주했으며 한국조선해양도 네덜란드 에너지회사 로열더치쉘(Royal Dutch Shell)로부터 LNG추진 LR2탱커(8만 DWT 이상 16만 DWT 미만의 액체화물운반선)을 8척 수주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LNG운반선이 아닌 LNG추진선을 수주하지 못했다. 다만 LNG와 관련한 모든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건조한 경험을 보유한 만큼 기술력은 충분하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글로벌 조선사들 가운데 가장 앞선 LNG선 기술을 보유한 만큼 선주사들도 결국 대우조선해양을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양환 대표이사는 3월 취임사에서 “국내 최대 조선기자재회사로 발전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힘쓰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는데 LNG탱크를 세진중공업의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세진중공업은 2019년 8월 현대미포조선과 LNG탱크 3기 공급계약을 맺어 LNG탱크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LPG(액화석유가스), LEG(액화에틸렌가스)탱크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제작한 선박기자재회사인 만큼 탱크를 만드는 기술력이 충분해 LNG탱크도 신사업으로 추진하기가 수월했다.
LNG추진선은 국제해사기구의 해상 환경규제에 따라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계에서는 올해부터 선박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 기준을 3.5%에서 0.5%로 낮추는 ‘IMO2020’ 규제가 시행되면서 기존 선박연료유인 벙커C유와 비교해 황산화물 배출이 거의 없는 LNG가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선박연료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 해운중개 컨설팅회사 ‘포텐앤드파트너스’는 해상 환경규제에 따라 LNG추진선이 2029년까지 최대 3천 척이 발주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