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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악령 벗어날까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5-10-27 17: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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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악령 벗어날까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왼쪽부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에 단단히 발목이 잡혔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내 조선업체들은 상선 발주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해양플랜트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그러나 저유가와 수주경쟁, 설계경험 미숙 등으로 국내 조선업체들은 해양플랜트사업에서서 조 단위의 손실을 보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해양플랜트 늪에서 벗어나려면 이번 기회에 모든 해양플랜트 손실을 털어내는 한편 원가절감 방안을 마련해 선별수주에 나서야 한다.

◆ 조선3사, 해양플랜트로만 10조 원 손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가 2010년 이후 해양플랜트로 입은 손실이 1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3사가 올해 상반기까지 해양플랜트사업에서 입은 손실만 8조여 원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로 3조 원이 넘는 손해를 봤고 대우조선해양도 3조 원 가량의 적자를 냈다. 삼성중공업도 2조 원을 넘는 손실을 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에도 해양플랜트로 6784억 원의 적자를 봤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3~4분기 해양플랜트로 최대 2조 원에 이르는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3사가 해양플랜트에서 막대한 손해를 보는 이유는 저가수주와 설계경험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조선3사는 2000년대 후반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경기침체로 세계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글로벌 해운회사들이 선박 발주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체들끼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가수주가 빈번했다. 또 국내 조선업체들은 당시 해양플랜트 설계경험이 많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설계를 여러 번 변경하면서 공기가 늘어나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유가하락도 해양플랜트 손실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제유가는 금융위기 당시 1배럴당 100달러에 이르렀으나 미국에서 셰일가스가 개발되면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최근 40달러대로 떨어졌다.

해양플랜트는 바다 밑에 있는 원유를 시추해 운송하는 설비다. 원유개발업체들은 고유가 때 해양플랜트를 잇따라 발주했지만 유가가 하락하자 최종 인도시점을 늦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 선수금으로 10~20%의 대금만 받고 해양플랜트를 최종 인도하는 시점에서 나머지 잔금을 받는 ‘헤비테일’ 방식의 수금이 널리 통용되고 있다.

조선3사는 돈을 빌려서 해양플랜트를 건조하고 발주처로부터 대금을 받아 이를 갚고 이익을 남기는데 인도시점이 늦어질수록 이자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악령 벗어날까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세계 최대규모의 고정식 해양플랜트 '아쿠툰다기 플랫폼'.

◆ 해양플랜트 악령에서 벗어날 수 있나


조선3사가 해양플랜트를 포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조선3사 모두 일반상선보다 해양플랜트 매출비중이 높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매출이 50%대 중반이고 삼성중공업은 60%를 넘는다.

해양플랜트 건조는 최대 2천 명이 동시에 작업하는 대규모 작업이다. 반면 상선건조는 투입되는 인력이 최대 200~300명에 불과하다.

조선3사가 해양플랜트 건조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보유하고 있는 현장인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3사는 해양플랜트 없이 현재 수준의 매출을 유지할 수 없다”며 “조선3사는 출혈적 저가수주 경쟁을 포기하고 선별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3사가 해양플랜트에서 수익을 내려면 기자재 국산화 작업도 시급하다.

기자재 원가는 해양플랜트 매출에서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중공업은 연간 18억 달러의 외국산 기자재를 수입해 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8년까지 이 가운데 54%를 국산화해 원가를 절감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3사가 해양플랜트에서 잦은 설계변경으로 공기지연을 막으려면 설계역량을 키워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설계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양과 플랜트사업본부를 합쳐 해양플랜트사업본부로 조직을 개편하고 설계전문가인 박종봉 부사장을 발탁했다.

삼성중공업도 해양플랜트 설계와 연구개발 인력을 판교R&D센터로 모으고 영업인력과 설계팀의 협업을 강화해 영업단계부터 설계변경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그동안 신 개척영역이었다”며 “전문 설계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3사가 해양플랜트 예상손실분을 얼마나 털어냈는지도 주목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 매출 2조4364억 원, 영업이익 846억 원, 당기순이익 505억 원을 냈다. 삼성중공업의 흑자전환은 올해 2분기 회계에 해양플랜트 손실분을 모두 반영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3분기 실적에 해양플랜트 손실분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매출 10조9184억 원, 영업손실 6784억 원, 당기순손실 4514억 원을 내며 적자폭이 2분기보다 늘어났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3분기 실적에 해양플랜트 손실을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에 4분기에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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