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0-07-24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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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가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아 경마 생중계의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마사회는 그동안 수익 다각화를 위해 경마 생중계를 수출해왔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 나라의 경마가 주춤한 사이를 틈타 한국 경마를 해외에 더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
24일 마사회에 따르면 경마가 재개된 6월19일 이후 한 달 동안 수출된 생중계 경마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다. 관련 매출은 35%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경기를 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자 해외 여러 나라들도 실제 경마를 진행하기보다 경마 생중계를 수입하는 비중을 높이고 있어 마사회의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마사회는 서울, 부산경남, 제주 등 한국의 경마공원 3곳에서 진행되는 경마를 위성을 통해 생중계하는 방식으로 해외에 수출해왔다.
그동안 코로나19 사태로 2월23일부터 장기휴장에 들어간 이후 경마 생중계를 수출하지 못하다가 6월19일부터 무관중으로 경마를 재개하며 다시 수출을 시작했다.
경마가 재개되자마자 마사회는 미국과 영국, 호주 등 7개 나라에 경마 생중계 수출을 다시 시작했으며 경마를 재개한 지 2주차부터는 싱가포르에도 경마 생중계를 판매를 재개했다.
마사회는 코로나19로 여러 나라에서 비대면 경마를 늘리고 있어 이를 계기로 삼아 경마 생중계 수출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마사회 관계자는 “세계에서 한국 경마는 '가성비'(가격 대비 효과)가 좋은 경마로 인식되고 있어 여러 나라의 경마 시행체 및 배급사들의 수출 요청이 늘고 있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국 경마의 장점을 더 많은 나라에 알려 앞으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사회는 그동안 1%대에 그치는 영업이익률을 높이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 경마 생중계 수출과 경마시스템 수출에 힘을 쏟아왔다.
마사회는 2019년 매출 7조3937억 원, 영업이익 1204억 원을 내 영업이익률이 1.6%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으로 마사회가 경마 생중계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은 아직 마사회 전체 매출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마사회는 2019년 경마 생중계 수출을 통해 761억 원을 벌어들였다.
아직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은 적지만 전통적 경마 외에 다른 수입원이 없는 마사회로서는 사업 다각화가 절실하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며 온전한 경마 재개시점을 잡지 못해 올해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마사회는 새로운 수익원을 늘리는 일이 다급해진 상황에 놓였다.
마사회는 24일부터 부분 관중으로 경마를 재개하기로 20일 결정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며 이틀 만에 이를 잠정 보류하고 무관중 경마를 이어기로 했다.
부분 관중으로 경마가 진행한다고 해도 기존보다 10%밖에 되지 않는 관중만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지난해 수준의 실적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마사회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온라인 마권 판매'를 도입해야 한다고 보고 꾸준히 준비를 하고 있다.
마사회는 최근 '온라인 발매서비스 고도화 및 미래 대응체계 구축' 용역을 공고하기도 했다.
마사회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모바일 발매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지만 온라인 발매 시행에 대비해 온라인 발매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로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행산업’으로 여겨지는 경마의 온라인 발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는 마사회가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마사회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무관중으로 경마를 시행하며 온라인 마권 발매를 통해 기존 매출의 90%정도를 거둬들이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는 온라인 마권 발매가 막혀있어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며 말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