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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하츠코, 롯데 형제 경영권 싸움에서 누구 편 들까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10-26 15: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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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하츠코, 롯데 형제 경영권 싸움에서 누구 편 들까  
▲ 시게미쓰 하츠코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친모인 시게미쓰 하츠코의 속내는 무엇일까?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이 장기화하면서 하츠코가 두 아들의 갈등에 중재자로 나설지 주목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하츠코는 21일 한국에 들어와 머물다 24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하츠코는 한국에 있는 동안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츠코가 일본으로 떠나면서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차남 신동빈 회장과 만나 이번 사태와 관련한 해법 찾기를 시도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츠코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신 총괄회장은 물론이고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법정소송으로 번지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언론사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신동빈 회장을 향해 공세를 멈추지 않는 상황은 롯데그룹 사업뿐 아니라 오너 일가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신동빈 회장을 제외하고 가족들이 모였을 때 사태 해결에 관한 의견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지하는 후계자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츠코의 의중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츠코는 일본 광윤사 지분 20%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지분 면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또 하츠코가 일본인으로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사업을 일으켜 오늘날 ‘롯데왕국’을 세우기까지 공로도 무시할 수 없다.

하츠코가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주주들의 의사결정에 입김을 행사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이다.

롯데홀딩스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장악한 광윤사가 28.1%, 종업원지주회가 2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 해임에 관한 건 등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종업원지주회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야 경영권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롯데홀딩스 지분은 이밖에 신격호 총괄회장 가족지분 7.1%, 임원지주회 6.0%, 롯데재단 0.2% 등으로 분포돼 있다. 가족지분의 구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하츠코 지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족지분은 지분경쟁에서 판세를 가를 정도로 크지 않지만 상징적 측면에서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종업원지주회 등은 법적 소송의 결과를 지켜본 뒤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도 높다.

하츠코는 경영권 분쟁이 촉발된 직후인 지난 8월 입국할 당시 기자들의 질문에 “둘 다 사랑하는 아들들”이라고만 했을 뿐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재계에서 하츠코씨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추측이 무성했다.

신동주 회장의 ‘책사’로 활약하고 있는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하츠코씨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25일부터 이틀 동안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25차 한일재계회의에 참석차 일본에 머물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법정소송의 첫 재판이 열리는 28일 귀국할 것으로 관측된다.

  어머니 하츠코, 롯데 형제 경영권 싸움에서 누구 편 들까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 어머니를 일본에서 만나 경영권 분쟁에 관한 논의를 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츠코 역시 지난번 한국에 입국했을 때와 달리 사태의 심각성을 더 크게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별도법인인 SDJ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한국에서 공세를 펼치고 있고 전문 로펌을 통해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등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벼랑 끝 대치작전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동빈 회장 측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파상공세에 직접 대응하지 않으면서도 사안에 따라 롯데그룹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화해할 뜻을 전혀 내비치지 않고 있다.

하츠코가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단 경영권 분쟁 이전의 상태로 ‘원상복구’를 희망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를, 신동빈 회장이 한국롯데를 경영하는 구도인 것이다.

그러나 이는 광윤사가 롯데홀딩스를, 다시 롯데홀딩스가 한국의 주요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롯데그룹의 특수성에 비춰볼 때 공평한 형제경영의 ‘룰’이 지켜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도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런 주장에 대해 “일본 롯데홀딩스가 99% 지분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경영을 하겠다는 것은 양국 롯데를 모두 소유하겠다는 의미”라고 일축했다. ‘승자독식’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수록 면세점 특허권 연장 등 핵심사업에서 타격을 입을 우려가 높은 것은 물론이고 임직원들의 피로감도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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