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NH농협은행장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보상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손 은행장은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외에도 최근 OEM펀드 판매 과징금 확정, 특정금전신탁 홍보금지 위반 과태료 부과 등으로 NH농협은행의 이미지 하락이 이어지면서 고객 신뢰를 높여야 한다.
19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대규모 환매중단으로 논란을 빚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자들에게 보상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다음주부터 고객들에게 투자금의 최대 51%까지 선지급 방안과 관련해 동의서 발급 등 안내가 시작된다”며 “농협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 금액이 적은 만큼 이르면 7월 안에 선지급 보상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NH농협은행의 라임자산운용 펀드 설정액은 89억 원이다. 우리은행 3577억 원, 신한은행 2769억 원 등 다른 판매은행들과 견주면 최초 설정액이 적은 편이다.
당초 농협은행은 33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했는데 이 가운데 25개는 올해 2월 정상적 수익 상환을 마쳤다.
이번에 선지급 보상대상이 되는 펀드는 1개로 설정액은 34억여 원이다.
선지급 동의서에 서명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선지급이 이뤄진 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최종 보상비율을 결정해 선지급 보상금과 차이를 정산한다.
그 뒤 라임자산운용 펀드가 청산된 시점에서 회수된 투자금과 최종손실 확정분을 따져서 보상액을 최종 정산하게 된다.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5~6년이 걸리는 만큼 고객 신뢰 회복이 다급한 손 은행장으로선 손실 최소화를 원하는 투자자와 접점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손 은행장으로선 고객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업의 특성상 은행 이미지 하락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서는 한 걸음 비껴갔지만 최근 OEM펀드 규제를 강화하는 금융당국의 기조 속에 결국 판매사로선 최초로 제재를 받은 데 이어 특정금전신탁(ELT) 홍보금지 위반으로 과태료 10억 원을 부과받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OEM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은행·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에서 명령·지시·요청 등을 받아 만든 펀드를 말한다.
금융위원회는 6월 NH농협은행의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 방식 펀드 판매와 관련해 증권신고서 미제출 혐의로 과징금 20억 원을 확정했다.
손 은행장은 OEM펀드 제재와 관련해 법률상 논란의 여지가 있음에도 항소하지 않고 제재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금융당국와 분쟁에 따른 이미지 하락을 우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