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자들에게 선보상안을 내놓는 등 신뢰회복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인다.
최근 대신증권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청약도 접수되지 않았는데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에 따른 신뢰 하락과 무관치 않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부동산금융, 공모리츠 분야에 힘을 실으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신뢰를 얻지 못 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대신증권은 아직 초기단계인 공모리츠시장을 선점해 1위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부동산신탁 자회사인 대신자산신탁을 설립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2021년 상반기에 공모리츠를 상장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부동산시장 관련 전문성을 살려 리츠부문 넘버원 하우스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공모리츠는 특성상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모집해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신뢰라는 점에서 대신증권으로서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
대신증권은 15일 1천억 원가량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전액 미매각’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금융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의 회사채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한 것을 놓고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에 따른 신뢰 하락에 영향을 받았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대신증권으로서는 지난해 8월 2천억 원을 모집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 1조17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뼈아픈 결과일 수밖에 없다.
대신증권은 2분기에 ‘깜짝실적’을 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데다 장기 신용등급도 네 번째로 높은 ‘AA-’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수습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고 금융당국이 대신증권 등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에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라임자산운용 관련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뢰도 문제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보상금을 지급하는 데 따른 충당금 문제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충당금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자들에게 손실금액의 30%를 선보상하기로 하는 등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지만 투자자의 마음을 완전히 돌리지는 못 하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해 불완전판매 등 판매사의 과실이 있다면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