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기존보다 저렴한 새 아이폰을 들고 5G(5세대)통신 스마트폰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뒤늦게 5G스마트폰을 내놓지만 가격 경쟁력과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통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 예상 디자인. < GSM아레나 > |
17일 외국매체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하반기에 출시하는 '아이폰12' 시리즈의 가격을 이전 '아이폰11' 시리즈보다 저렴하게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톰스가이드는 아이폰12 가격을 649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아이폰11의 699달러보다 50달러 낮은 가격이다.
또 아이폰12 시리즈는 모델에 따라 아이폰11 시리즈 동급 모델보다 가격이 최대 100달러까지 낮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처음으로 5G통신을 지원하는 데다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부분에서 기존 제품보다 좋아지는데 가격은 이전보다 오히려 저렴하게 나오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를 말한다.
애플은 모든 아이폰12 모델에 5G통신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14바이오닉'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A14바이오닉은 아이폰 반도체 최초로 5나노급 공정을 채택해 아이폰11의 7나노급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13바이오닉'보다 훨씬 뛰어난 연산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존 아이폰11 시리즈는 디스플레이로 LCD(액정 디스플레이)패널을 채택한 반면 아이폰12 시리즈는 올레드(유기발광 다이오드)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더 나은 색감과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배터리 용량과 램 사양에서도 아이폰12가 아이폰11보다 우위에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애플은 5G스마트폰 출시가 지연된 만큼 기존보다 성능이 나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제품을 앞세워 iOS(애플 개발 운영체제) 기반 5G통신 생태계를 빠르게 넓히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5G스마트폰시장은 삼성전자, 화웨이, 비보 등이 점유해 왔다. 2019년 세계 5G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을 보면 화웨이 36.9%(690만 대), 삼성전자 35.8%(670만 대), 비보 10.7%(200만 대) 등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애플이 하반기 아이폰12를 내놓으면 이런 구도가 깨질 공산이 크다.
시장 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0년 5G스마트폰시장 규모는 2억3440만 대로 2019년 1860만 대보다 10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은 이 가운데 21.4%를 점유하며 삼성전자(17.8%)를 제치고 화웨이(27.3%)를 빠르게 추격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0년 3분기에 5G스마트폰을 처음 내놓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가는 것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애플은 아직 5G통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지 않은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5G스마트폰 점유율을 넓힐 것"이라며 "2021년에는 점유율 24.2%로 5G스마트폰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애플은 앞서 퀄컴과 소송을 벌이는 과정에서 아이폰에 퀄컴 모뎀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다른 기업들보다 5G스마트폰 출시가 늦어졌다.
하지만 최근 퀄컴과 모든 법적 분쟁을 중단하기로 합의하면서 5G스마트폰에 필요한 모뎀을 다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독일 윈퓨처에 따르면 애플은 2024년 출시되는 아이폰까지 퀄컴 모뎀을 쓰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