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 지니뮤직 대표이사가 ‘케이팝’과 5G통신기술을 들고 비대면시대에 맞는 실감 음악 콘텐츠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조 대표는 유료고객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국내 음악서비스시장보다 한류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해외시장에서 성장의 길을 찾고 있다.
▲ 조훈 지니뮤직 대표이사.
12일 음악서비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코로나19로 비대면 공연문화가 확산하고 5G통신을 바탕으로 가상현실(VR), 영상 스트리밍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음악을 즐기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가수들의 공연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랜선 콘서트’는 코로나19 시대 대표적 음악 콘텐츠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듣는 음악에서 나아가 ‘보는 음악’의 시대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조 대표는 이런 음악 소비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5G통신에 바탕한 가상형 실감 음악 콘텐츠를 해외사업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조 대표는 그동안 스포티파이, 구글뮤직, 애플뮤직 등 대형 해외 플랫폼에 케이팝 음원을 공급하며 해외 음원 유통부문에서 사업을 확장해왔는데 올해부터는 이런 유통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니뮤직의 가상형 실감 음악 콘텐츠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홀로그램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과 음악 콘텐츠를 융합한 것이다. 가수의 공연 콘텐츠를 이용자가 1인칭 시점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새롭게 연출, 제작해 서비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온라인공연 등 실감형 음악 콘텐츠는 코로나19로 확산된 비대면문화 속에서 사업적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니뮤직은 올해 1분기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7.9% 늘었지만 국내 음악서비스시장 경쟁 심화로 마케팅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15.3% 줄어들었다.
음원 유통 외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시급한데 5G 유료콘텐츠가 보탬이 될 수 있다.
네이버와 SM엔터테인먼트가 4월 진행한 온라인 전용 유료콘서트 ‘비욘드 라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슈퍼엠이 출연한 120분 공연에 시청자 7만5천 명을 끌어모았다.
이 공연의 관람료가 3만3천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온라인콘서트 1회에 매출 25억 원가량을 벌어들인 셈이다.
비욘드 콘서트 슈퍼주니어 공연은 관객 12만 명을 유치해 매출 약 40억 원을 냈다. 해외 공연 3~4회 티켓 수익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온라인 콘텐츠로 거둬들였다.
케이팝 열풍의 중심에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올해 6월 온라인 생중계 공연으로 티켓 매출만 200억 원을 훌쩍 넘겼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5월 말 진행한 케이팝 가수들의 온라인공연도 첫 날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세계 16개 국가의 한류 팬들이 접속하고 영상 재생횟수가 38만 회를 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조 대표는 음원 스트리밍서비스에서 영역을 넓혀 장기적으로 실감형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를 위해 모회사인 KT의 가상현실 서비스인 ‘슈퍼VR'과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콘텐츠부문에서 LG유플러스, CJENM과 협력도 강화한다.
지니뮤직은 KT와 협업으로 아이돌그룹 ‘마마무’의 가상형 실감 음악 앨범을 내놓은 데 이어 6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5G 실감 콘텐츠 해외공동제작 지원사업’ 사업자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전문기업 ‘이너테인먼트’와 케이팝 가수들의 가상현실 콘텐츠 공급 계약도 맺었다.
이너테인먼트는 태국 최대 통신사 ‘AIS’에 케이팝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고 아시아 국가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5G통신의 장점을 살린 가상형 실감 음악 콘텐츠는 가상현실(VR)기기 하나만 있으면 장소에 상관없이 나만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비대면시대 음악감상문화의 한 가지”라며 “지니뮤직은 종합 음악기업으로 가상현실 기술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시장에서 음원 스트리밍 외 부가적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