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0-07-06 17: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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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수습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홍콩계 사모펀드인 젠투파트너스 펀드의 만기일 환매마저 중단될까 더욱 긴장하게 됐다.
다만 젠투파트너스 펀드는 코로나19에 따른 변동성 확대로 환매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펀드의 부실 여부를 숨기는 불법행위가 발생했던 라임자산운용과 달리 이미지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6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젠투파트너스 펀드는 조기상환이 연기된 상태이며 만기일 연기 및 환매중단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젠투파트너스 펀드 상품은 8월부터 만기가 돌아올 예정으로 만기 연장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통보받은 바 없다”며 “현재는 조기상환이 지연된 상태이고 자세한 사항은 만기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젠투파트너스 펀드의 국내 판매규모인 1조3천억 원 가운데 3990억 원 정도를 판매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판매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젠투파트너스 펀드 환매가 중단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는 만큼 이 사장이 긴장을 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라임자산운용 사태 수습에 적극 나서면서 신뢰회복을 위해 온힘을 쏟았는데 젠투파트너스 펀드 환매까지 중단되면 신한금융투자 이미지에 다시 한번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가 사퇴한 뒤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빠르게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3월 신임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에 상품 검증과 리스크 관리체계 강화, 사모펀드 가입자 대상 해피콜 제도 도입, 라임자산운용 피해자에 선보상 결정 등 소비자 신뢰 강화를 위해 힘을 쏟아왔다.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젠투파트너스 펀드 대부분은 레버리지 방식이 적용된 ‘KS아시아 앱솔루트 리턴펀드’로 알려졌다. 펀드 손실 발생으로 신한금융투자가 자금 회수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오는 이유다.
레버리지 방식은 금융사로부터 투자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이 돈으로 다시 투자규모를 늘려 수익을 높이는 전략을 뜻한다.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손실 가능성도 크다.
젠투파트너스 펀드의 환매 지연은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레버리지를 5배까지 일으킨 ‘KS아시아 앱솔루트 리턴펀드’가 코로나19 여파로 자산 유동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함께 환매가 연기된 ‘KS코리아 크레딧펀드’ 등은 레버리지 구조를 적용하지 않아 환매가 충분히 가능하지만 젠투파트너스의 보유자산이 일정 규모 밑으로 떨어지면 자금을 빌려준 금융사가 중도회수에 나서는 이른바 ‘운용자산 트리거 조항’ 때문에 환매중단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앱솔루트 리턴펀드는 레버리지 구조를 이용한 만큼 크레딧펀드 등 다른 펀드보다 리스크 부담을 크게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젠투파트너스 펀드가 손실 가능성이 적은 은행 영구채 등 우량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것으로 안내됐지만 젠투파트너스가 홍콩에 있고 외부에서 운용 자료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던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다만 젠투파트너스 펀드는 운용사의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라임자산운용 및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의 환매중단과 달리 운용사나 판매사 모두의 신뢰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환매가 중단됐던 라임자산운용은 무역금융펀드의 부실문제를 알면서도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고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공공기업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것으로 안내됐지만 실제로는 부실기업 및 대부기업 등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여파로 투자자산인 채권 가격이 급락해 젠투파트너스 펀드의 환매가 지연된 만큼 사태가 진정된 이후 투자금 회수 및 환매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펀드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일단 현재까지 편입자산 등 불법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