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0-07-0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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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이 주택사업을 포함한 신사업을 키워 신세계그룹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며 독자적 생존능력을 지닌 건설사로 체질 개선에 성공할까?
신세계건설은 윤명규 대표이사의 취임 이후 2017년부터 꾸준히 내부거래를 줄이고 있지만 실적도 함께 축소되고 있어 주택, 스마트물류, 에너지 진단 같은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일이 시급하다.
▲ 윤명규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사장.
5일 신세계건설에 따르면 빌리브 브랜드를 앞세운 주택사업은 전체 매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적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주택사업에서 2019년 매출 272억 원을 올렸는데 전체 매출 가운데 비중은 아직 3%선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택사업을 시작한 2018년 매출 12억 원을 거둔 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주택사업이 틀이 어느 정도 잡혀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부산 남구 빌리브 센트로와 해운대구 빌리브 패러그라프, 대구 달서구 빌리브 파크뷰와 빌리브 클라쎄 등 광역시에서 분양을 진행했거나 계획하며 주택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부유층 대상의 고급 주택 상품으로 내놓은 부산 해운대의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가 최고 266.8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을 마쳤다"며 "해안가에 부촌이 형성되는 해운대의 중심지에서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빌리브 브랜드 가치가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건설이 주택사업을 키우려는 전략을 세운 것은 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의 신규출점이 줄어들며 신세계그룹 내부 일감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건설은 2016년 역대 최고인 매출 1조4381억 원을 냈지만 이 가운데 그룹 내부일감이 1조1743억 원으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이후 그룹 내부 일감의 비중이 2017년 60.6%에서 2019년 55.7%로 점차 줄었지만 매출규모 자체도 해마다 떨어져 1조 원 대 초반으로 축소되자 주택사업을 포함해 외부 물량 늘리기에 애쓰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5월 경기 구리시 갈매 지식산업센터와 대구 칠성동 주상복합, 4월 서울 아난티 강남호텔, 3월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리조트, 1월 대구 수성동 4가 공동주택을 그룹 외부에서 수주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국내 대기업집단 건설업체 86개사의 평균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20%를 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신세계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은 아직도 여전히 높다.
신세계건설은 총수일가가 직접 지닌 지분이 없기 때문에 불공정거래 규제대상에서 제외돼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 신세계건설을 향해 자체적으로 생존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건설회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여서 신세계건설의 향후 생존을 위해 그룹 외부거래 비중을 높이는 일은 필수적이다.
신세계건설 내부에서도 이런 위기감에 따라 수익구조 다각화를 위해 주택사업 말고도 스마트물류사업 등 신사업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통업계가 전통적 오프라인 매장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신세계건설은 스마트물류사업을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물류사업은 단순한 물류센터 시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마트 유통 노하우와 정보통신기술을 반영한 물류창고 운영시스템 구축까지 담당하는 물류 플랜트 건설을 말한다.
신세계건설은 2019년 중국 뮤샤이니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스마트물류사업 진출의 시동을 걸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스마트물류산업도 꾸준히 발전할 것"이라며 "스마트물류사업을 회사의 새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건설은 2월24일 주주총회를 통해 에너지 진단사업을 정관에 추가해 사업 진출을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갔다.
에너지 진단사업은 에너지공급, 수송, 사용 등 에너지사용시설 전반에 걸쳐 사업장의 에너지 이용현황을 파악하고 손실요인을 줄이고 에너지 절감을 위한 개선안을 제시하는 사업이다.
윤명규 신세계건설 대표는 2016년 11월 실시된 신세계그룹의 정기 임원인사에서 기존 이마트위드미 대표에서 신세계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윤 대표가 신세계그룹이 하는 다양한 유통사업을 두루 거친 경험을 살려 신세계건설이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취임 이후 3년 이상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친 만큼 윤 대표가 올해부터는 주택사업을 포함한 신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올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건설업계는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