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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의 고성능차 개발 성공할 수 있을까

장윤경 기자 strangebride@businesspost.co.kr 2015-10-15 08: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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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의 고성능차 개발 성공할 수 있을까  
▲ 요흔 젠필 현대차 유럽법인 마케팅담당 부사장, 알버트 비어만 고성능차 개발 담당 부사장, 김형정 현대차 유럽법인장,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담당 사장이 현대자동차 ‘차세대 i20 WRC 랠리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고성능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불명예를 벗어던졌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고성능차 개발을 주도한 결과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판매량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자동차회사인 데도 고성능차을 보유하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글로벌 자동차회사처럼 고성능차 개발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판단하고 그동안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현대차의 고성능차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양산차로 선보이기까지 최소한 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글로벌 자동차회사들과 격차도 더 좁혀야 한다.

그렇지만 현대차의 고성능차에 대한 기대는 높다.

◆ 고성능차 개발 어디까지 왔나

현대차는 남양연구소에서 2년여 동안 연구하고 개발해 온 고성능차를 지난달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비어만 부사장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2년 뒤인 2017년 첫 N브랜드 모델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N브랜드를 어느 차종에 적용할지 구체적으로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어만 부사장은 올해 4월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그는 BMW의 고성능차를 연구개발한 베터랑이다.

현대차가 선보인 고성능차는 3가지다. ‘차세대 i20 WRC 랠리카’ ‘N 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 ‘콘셉트카 RM15’ 등이다.

차세대 i20 WRC 랠리카는 유럽 전략모델인 신형 i20을 기반으로 개발된 경주용 차량이다.

현대차는 지금도 i20 랠리카로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참가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차세대 i20 랠리카는 내년 열리는 월드랠리챔피언십에 참가하게 된다.

  정의선, 현대차의 고성능차 개발 성공할 수 있을까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콘셉트카 RM15'는 터보차저를 장착한 고성능 세타 2.0 GDI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39kg.m,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 4.7초의 동력을 발휘한다.

'N 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는 수소연료전지차로 현대차는 이를 통해 차세대 고성능차 개발의 잠재력을 보여 줬다.

현대차는 고성능차 개발의 성과를 월드랠리챔피언십에서 확인하고 있다.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지난 1월 모나코 개막경기에서 제조사 2위에 올랐고 2차 대회인 스웨덴 랠리에서 선수 순위 2위, 제조사 순위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2000년부터 월드랠리챔피언십에 참가하고 있다.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들이 이 대회에 적극 참가해 차량 내구성능, 엔진 제조기술을 높여 왔다.

◆ 고성능차 개발하는 이유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회사로서 위상과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고성능차를 개발해 왔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판매량 5위 안에 들지만 고성능차를 생산하지 않는 유일한 회사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성능차 개발이 필수라고 봤다.

고성능차는 고출력 엔진, 경량 차체, 고강도 섀시, 공기 역학, 무게 중심, 시트 등이 융합된 기술의 집약체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2012년부터 고성능차 개발조직을 만들어 투자해 왔다. 정 부회장은 차량을 직접 시승하고 의견을 전달하는 등 개발과정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고성능차 전문가로 영입한 비어만 부사장과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

비어만 부사장은 "처음 현대차 직원과 만났는데 말이 잘 통했다“며 ”그 뒤 정의선 부회장을 만나보니 고성능차에 대한 비전과 회사의 브랜드 방향성에 대한 의견이 내 생각과 잘 맞았다"고 말했다.

비어만 부사장은 "현대차의 고성능차인 N브랜드의 목표는 운전하는 즐거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고성능차에 대한 높은 목표를 설정하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차를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고 즐기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도 “현대차의 목표는 가장 큰 자동차기업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도 비어만 부사장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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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고성능차 개발 담당 부사장이 지난달 15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N 2025 비전 그란투리스모’ 쇼카 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 N브랜드 성공할까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회사들 중 뒤늦게 고성능차 개발에 뛰어들어 아직 기술력에서 뒤진다.

벤츠는 1967년 작은 튜닝 회사에서 시작된 고성능 서브 브랜드 AMG를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AMG는 스포츠카를 만드는 브랜드다.

아우디도 R과 RS를 통해 고성능차를 오래 전부터 선보이고 있다.

BMW의 고성능 브랜드인 M은 1979년 일반도로용 차량에 모터스포츠의 기술을 결합한 M1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현대차의 고성능차 브랜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크다.

신정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 회사의 경우를 보면 모터스포츠에서 우승하면서 고급 브랜드로 다시 탄생하는데 대회에서 우승의 명예가 쌓일수록 브랜드 입지가 탄탄해질 수 있다”며 “현대차가 N 브랜드를 성공시키면 굳이 고급 브랜드를 새로 내거나 인수합병을 할 필요가 없어 N라인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은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신 연구원은 “수소연료전지차인 N 2025 비전 그랑 투리스모는 차세대 슈퍼카의 파워트레인으로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 현대차가 친환경 슈퍼카시장에서 뜻밖의 강자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2017년 고성능차 N브랜드의 양산차를 내놓는다고 계획을 세웠지만 더 빨리 선보일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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