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0-06-17 11: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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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이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 이름: 세노바메이트)’를 매년 2조 원까지도 팔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7일 “엑스코프리는 미국에서 매출 1조3천억 원, 유럽에서 매출 7천억 원을 낼 수 있는 의약품”이라며 “SK바이오팜은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가 미국에서 엑스코프리를 직접판매하는데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했다.
▲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
SK바이오팜은 5월12일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미국에 출시했다.
엑스코프리는 기존의 1~3제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를 주요 마케팅 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에서만 약 44만 명이 엑스코프리의 대상이 되며 추정약가 및 복약순응도, 복용량으로 환산한 환자당 연간 매출 4천 달러를 곱해 계산하면 시장 규모는 약 2조 원으로 추산된다.
구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서만 매출액 7500억 원을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의 약값 인상률과 점유율 상승속도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며 “엑스코프리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병용투여 외에도 치료 효과가 미비한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투여로 마케팅을 확장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SK바이오팜의 미국 직판체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SK바이오팜은 미국 현지 유통사를 통하지 않고 미국 현지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직접판매한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미국에서 신약을 직접 파는 것은 SK바이오팜이 처음이다.
엑스코프리의 주요 영업대상은 신경과 전문의들이다. 미국에는 신경과 전문의가 약 1만5천 명이 있으며 환자수 대비 의사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의사의 95%인 1만4천여 명은 동부와 중부의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SK바이오팜은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기업에서 중추신경계(CNS) 의약품의 영업마케팅 경력이 있는 100여명 이상의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미국 주요 대도시에서 담당자 1명당 의료 전문가 100~150명 비율로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SK바이오팜의 직판전략은 성공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출시행사를 제한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추신경계(CNS) 경력이 있는 전문가들의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외의 채널을 통해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구 연구원은 “7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는 SK바이오팜은 한국형 바이오 사업모델의 완성형 기업”이라며 “SK바이오팜의 상장을 앞두고 엑스코프리 등의 시장성을 우려하는 의견도 존재하는데 시장상황과 제품의 경쟁력, 판매전략을 고려하면 블록버스터급(연매출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