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정몽구 회장의 강판 고집이 빛을 봤다. 출시 이전부터 ‘강판’을 강조한 신형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최고의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안전성을 높이는 대신 연비를 희생하는 선택을 했는데, 이번 안전성 인정으로 미국 시장에서 신형 제네시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9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최근 신형 제네시스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시행한 충돌시험에서 최우수 안전등급인 ‘TOP SAFETY PICK+’를 획득했다. 단순히 최우수등급을 받은 것이 아니라 29개 세부평가 항목에서 모두 만점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는 “승용차 모델 중 모든 세부항목에서 만점을 받은 것은 신형 제네시스가 처음”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IIHS가 201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스몰 오버랩(small overlap) 충돌 테스트에서도 우수등급을 받았다. 스몰 오버랩 충돌 테스트는 시속 64km로 달리는 차량 전면 25%에 충돌을 일으켜 안전성을 평가하는 테스트다. 아우디 A6, BMW 5 시리즈 등 세계의 명차들도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동급 세단 중 스몰 오버랩 충돌 테스트에서 우수등급을 받은 차는 신형 제네시스 외에 볼보 S80과 혼다 어큐라RLX 뿐이다.
제네시스의 안전성에 대해서 공인을 받은 셈이다. 신형 제네시스는 출시 전 구형보다 중량이 무거워지고 연비가 떨어져 아쉽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안전성을 위해 강판사용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형 제네시스는 초고장력 강판비율을 51.5%까지 늘렸다.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등의 초고장력 강판비율은 20~30% 정도다. 현대차는 “고급 승용차 수요층은 차량을 선택할 때 일반적으로 안전성과 편의성을 미세한 경제성 차이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은 신형 제네시스를 출시하며 안전을 유독 강조했다. 직접 나서 강판을 제조하는 제철소까지 둘러봤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초고장력 강판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방문해 “자동차 강판의 경쟁력이 신차의 성공을 좌우한다”며 초고장력 강판을 강조했다.
이런 정 회장의 노력이 이번 테스트 결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이번 결과로 국내외에서 신형 제네시스 판매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제네시스 판매목표를 국내 3만2천대, 해외 3만3천대로 세워놓았는데, 이런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신형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구형 모델보다 판매가격도 높아 현대차 실적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신형 제네시스는 지난달 말부터 미국판매를 시작했다.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신형 제네시스는 합리적 가격에 첨단기능과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럭셔리 세단 중 하나”라며 아우디 A6나 BMW 5시리즈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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