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조준호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사장이 지난 1일 서울에서 출시행사를 열고 스마트폰 신제품 'V10'을 소개하고 있다. |
조준호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사장이 신제품 스마트폰 넥서스5X와 V10을 공개하며 중저가시장과 프리미엄시장을 함께 공략하고 있다.
조 사장은 특히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에 온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조 사장의 야심작인 V10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할 경우 조 사장은 LG전자를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개편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조 사장이 승부수 V10으로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을까?
◆ ‘V10’과 ‘넥서스5X’로 투트랙 전략 시동
11일 LG전자에 따르면 조준호 사장은 프리미엄과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을 모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신제품 V10을 1일, 중저가 신제품 넥서스5X를 지난달 30일 연이어 공개했다.
V10은 LG전자가 새로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으로 카메라 성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강화에 중점을 뒀다.
V10은 전면에 두 개의 카메라 모듈로 이루어진 ‘듀얼 카메라’와 단축키 기능을 하는 별도의 액정화면 ‘세컨드 스크린’을 탑재했다.
조 사장은 “V10은 사용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내놓은 제품”이라며 “프리미엄시장에서 LG전자는 사용자에게 주는 실제 가치로 차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V10은 5.7인치 화면과 4기가 램, 64기가 내장메모리 등 고성능의 부품을 탑재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국내에서 출고가 79만9700원에 출시됐다.
|
|
|
▲ LG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넥서스5X'(왼쪽)와 'V10'. |
넥서스5X는 구글의 새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마시멜로 6.0’ 버전을 탑재한 레퍼런스 제품으로 50만 원 초반대의 중저가에 출시됐다.
LG전자는 넥서스5X에 5.2인치의 화면과 2기가 램, 일체형 배터리와 16기가 내장메모리를 탑재하며 성능을 낮춰 프리미엄 제품과 차별화했다.
조 사장은 이를 통해 중저가시장에서 넥서스5X를, 프리미엄시장에서 V10을 앞세우는 투트랙 전략으로 4분기 스마트폰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 새로운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 통할까
애플과 삼성전자가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어 LG전자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LG전자가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4’에서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스마트폰사업이 처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프리미엄시장에서 점차 발을 넓히고 있어 LG전자가 프리미엄시장에서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조 사장은 LG전자 스마트폰의 차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 사장은 “스마트폰시장에서 이미 제품 성능은 상향평준화해 특별한 장점을 지니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LG전자의 기술력을 앞세워 프리미엄시장에서 입지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V10은 LG전자를 의미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로 자리잡도록 만들기 위해 내놓은 제품"이라며 "판매량보다 제품의 의미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V10의 가격을 다른 프리미엄 제품에 비해 낮춰 가격경쟁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V10은 듀얼카메라 등 고성능 부품 탑재를 늘렸지만 출고가는 상반기 신제품 G4보다 3만 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5보다 10만 원 정도 싸다.
조 사장은 “가격적 프리미엄보다 경험적 프리미엄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소비자에게 가격부담을 줄여 LG전자의 기반을 넓히기 위해 실구매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사은품 제공과 같이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실제 구매가격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대화면 스마트폰시장을 주도하는 한국과 북미, 중동과 아시아의 주요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V10의 판매량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 LG전자 스마트폰 전략 갈림길
그러나 전문가들은 V10이 프리미엄시장에서 LG전자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승부수로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
|
▲ 조준호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사장. |
V10에 추가된 새 기능들이 많은 사용자들의 주목을 끌기 어려워 의미있는 수준의 판매량을 기대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린 V10 출시행사에서 영화감독 장진이 V10으로 촬영한 단편영화를 공개하며 신제품에 적용된 전문가 수준의 동영상 촬영기능을 강조했다.
상반기 출시한 프리미엄 제품 ‘G4’에서 카메라 성능을 강조한 전략을 V10에서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V10에 고급 음향기기 수준의 성능을 갖추기 위해 고가의 음향모듈을 탑재하며 음악 재생기능 향상에 주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문가 수준의 동영상 기능과 음향기능을 탑재한 LG전자의 기술력은 돋보이지만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에서 이러한 점을 원할지 의문이라고 평가한다.
애플과 삼성전자도 각각 신제품인 아이폰6S와 갤럭시노트5의 출시행사에서 카메라 성능을 이전 제품보다 크게 높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사장의 스마트폰 카메라 승부수는 소비자들에게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눈에 띄는 차별화 요인'으로 비치지 않을 수도 있다.
조 사장도 4분기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V10보다 중저가 제품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V10은 널리 보급하기 위한 제품보다 특별한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에 더 가깝다”며 “올해 초 환율효과로 부진했던 중저가 제품 판매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려면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을 확대해야 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LG전자가 2분기 MC사업부문에서 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부진을 겪은 데 이어 3분기도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조 사장은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를 유지할지 혹은 시장변화에 맞춰 LG전자를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기업으로 바꿔나갈지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조 사장이 V10으로 던진 승부수가 시장에서 어떠한 반응을 끌어낼지가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조 사장은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을 이끌어나가며 영업이익과 같은 숫자에 연연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V10은 시장 내에 근본적 변화를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