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사장은 2018년 한화그룹 실무진과 함께 니콜라의 창업주이자 대표인 트레버 밀턴을 직접 만나 투자를 이끌었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부사장과 트레버 대표는 각각 1980년대 초반 태어난 또래 경영인으로 지금도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교류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역할이 기존 태양광사업에서 한화솔루션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전략부문장으로 확대됐다.
한화솔루션은 니콜라와 함께 큐셀부문의 수소충전소용 태양광 모듈 공급, 첨단소재부문의 수소충전소용 탱크와 트럭용 수소탱크 공급, 케미칼부문의 수소 생산기술 개발 등 미국 수소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노린다.
김 부사장이 태양광에 이어 수소로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사업을 확장하며 한화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고 볼 수 있는데 향후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수소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최근 수소전기차의 선두업체로 꼽히는 현대자동차와 전기차 폐배터리 분야에서 협력을 시작했는데 앞으로 수소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넓힐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 부사장은 2010년 한화그룹에 몸담은 뒤 줄곧 태양광사업에 매진해 성과를 내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김 부사장이 태양광에 이어 수소분야에서도 성과를 낸다면 그린뉴딜 시대에 경영능력을 더욱 확실히 보이며 경영승계의 정당성을 더욱 단단히 할 수 있는 셈이다.
니콜라 주가 상승은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김 부사장의 경영승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화그룹에서 니콜라에 투자를 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각각 에이치솔루션의 자회사와 손자회사다.
에이치솔루션은 김 부사장을 비롯한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해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에서 핵심역할을 할 계열사로 꼽힌다.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은 김 부사장이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를 향한 지배력을 높이는 데 있는데 시장에서는 에이치솔루션이 이를 위한 자금줄 역할 등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주 겸 대표.
한화그룹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이 중요한데 니콜라의 기업가치 상승이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화그룹이 1~2년 안에 한화종합화학의 상장을 계획한 상황에서 니콜라는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공개(IPO) 때 기업가치를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니콜라는 에이치솔루션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5월 자회사 한화에너지의 재무구조 악화로 신용등급 전망이 한 단계 하락했는데 한화에너지가 중장기적으로 니콜라 지분을 매각한다면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니콜라 지분 3.07%의 가치는 8일 종가 기준 7억9천만 달러(약 9450억 원)로 한화에너지의 1분기 개별기준 부채 1조272억 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니콜라는 19세기 말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에서 회사 이름을 따와 ‘제2의 테슬라’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니콜라와 협력을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태양광은 물론 수소까지 아우르는 신재생에너지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