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세계의 국가, 기관들이 의약품 재고를 충분히 비축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최근 코로나19로 물류문제가 발생해 약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정부 등 의약품 수요처들은 기존보다 약품 재고물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물류문제로 약품공급에 제한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요처들이 약품 재고물량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현재 6~9개월가량의 약품재고 적정 수준은 코로나19 이후 약 1년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처드 리 삼성바이오로직스 의약품생산사업부문 헤드도 8일 미국에서 열린 ‘바이오 USA 2020’ 행사에서 “앞으로는 바이오제약시장을 예측하기 힘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적 제품 생산을 위해 기업들이 재고를 쌓아두고 두 번째, 세 번째 공급망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의약품 수요처들이 재고물량을 확대하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바이오의약품업체는 수주가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들어 수주가 늘고 있는 추세를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월 글로벌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미국 소재 제약사와 각각 2839억 원, 1842억 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두 수주만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2019년 매출의 66%를 넘는다.
최근에는 스위스 제약사와 2900억 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 의향서도 체결했다. 의향서란 계약에 앞서 계약 참여의사를 표시하는 것으로 구속력이 있으며 본계약 체결로 내용이 확정된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도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의약품 수요처들의 재고물량 확보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유럽과 미국의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은 바이오시밀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은 거의 똑같지만 일반적으로 가격은 오리지널의 70% 안팎으로 책정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실업률이 상승해 의료비와 의료재정에 부담을 느낀 환자, 정부에서 바이오시밀러 사용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며 “바이오시밀러산업에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은 이런 수요 증가에 대비해 3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현재 1, 2공장에서 연간 19만 리터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생산시설에 5조 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국내외에 생산시설을 100만 리터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