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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부인 조은주 여사가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운데 법률 대리인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붙었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을 전면에 내세워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신 총괄회장이 또 등장했다.
신 총괄회장은 얼마전 제2롯데월드 현장에 나타나 신동빈 회장과 화해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의 의중은 과연 무엇인가?
◆ 신격호 진짜 뜻은 무엇인가
신동주 전 부회장은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히며 이번에도 역시 신격호 총괄회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신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7월에 롯데홀딩스 대표권과 회장직을 불법적으로 탈취한 데 대해 격노하고 매우 상심해 총괄회장의 친필서명 위임장을 즉각적으로 써주면서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일체의 행위를 위임했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즉각적인 복귀와 명예회복이 이번 소송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직접 위임장을 작성하는 동영상까지 공개했다.
신동빈 회장은 그동안 신 총괄회장과 화해한 듯한 모습을 보이며 경영권 장악의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했다.
신동빈 회장은 9월17일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에 보고했으며 100%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그 뒤 1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터진 뒤 처음으로 제2롯데월드를 찾아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 신격호 판단력 논란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서로 ‘아버지의 뜻’을 내세우면서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 대한 의구심도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이를 의식해 “아버지의 판단력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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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
그러나 롯데그룹 측은 신 전 부회장 기자회견 직후 입장자료를 내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신 총괄회장을 수단으로 내세우는 상황은 도를 넘은 행위”라며 “소송 참여가 신 총괄회장의 진정한 의사에 따른 것인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 측 고위인사들은 그동안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얘기를 계속 흘렸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당시 “신 총괄회장이 고령에 판단력이 흐려진 틈을 이용해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일 롯데 핵심인물의 해임을 시도한 것으로 본다”며 “신 총괄회장이 이성적으로 경영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은 국감에서 호텔롯데 상장 추진이 신 총괄회장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답변해 상황에 따라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낳게 한다.
신 총괄회장은 8월2일 신 전 부회장이 공개한 동영상을 끝으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당시 “신동빈이 70년 동안 롯데그룹을 키워온 아버지인 저를 배제하려고 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