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가 여행과 관련 없는 자회사를 축소하고 무급휴직을 실시하면서 코로나19를 넘기 위해 애쓰고 있다.
4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미디어사업과 전자상거래사업 등을 정리하기로 하면서 사업 효율화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이사(왼쪽)와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이사.
하나투어는 출판·인쇄물사업을 수행하는 하나티앤미디어와 전자상거래사업을 하는 하나샵을 정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하나투어가 몸집을 줄이고 내실을 다지는 작업에 들어가는 것은 코로나19에 따라 최근 실적도 좋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2분기에도 매출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나투어는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108억 원, 영업손실 275억 원을 냈다. 2019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0.3% 줄었고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하나투어가 올해 2분기에도 영업손실 200억 원가량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효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아 2분기에 매출 1054억 원, 영업손실 189억 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외형 축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다면 코로나19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올해 5월 초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 700억 원 안팎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올해 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1260억 원에서 남은 금액이다. 2019년 9월 티마크호텔 명동 건물과 대지를 880억 원가량에 매입하면서 차입비용이 커진데다가 코로나19로 여행업 환경이 좋지 않아 현금성 자산이 대폭 줄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20일부터 5월4일까지 폐업한 여행사는 283곳이었으나 5월25일에는 315곳으로 늘었다.
해외여행을 가려는 출국자도 급격히 줄어든 상태로 올해 4월 해외여행을 위한 출국자는 3만14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6% 급감했다.
하나투어로서는 현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만큼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하나투어는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 무급휴직도 실시하며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 하나투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6월부터 3개월 동안 임직원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하나투어는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여행업 강화를 위한 조직정비도 진행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자회사 투어팁스의 자유여행 플랫폼 ‘모하지’ 서비스를 18일 완전히 정리하기로 하고 관련된 서비스는 흡수해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투어팁스의 직원들도 하나투어 소속으로 자리를 옮겨 일하게 된다.
하나투어의 자회사 투어팁스 정리는 주력사업인 여행업에 집중하기 위해 400억 원을 투자해 새롭게 만든 여행 플랫폼인 ‘하나허브’ 육성 전략과 맞닿아 있다.
하나허브는 하나투어가 4월에 새롭게 만든 여행 플랫폼으로 온라인 여행예약 대행사업(OTA)을 수행한다. 일반적 온라인 여행예약 대행사업과 달리 자유여행 증가라는 여행업계의 새로운 트랜드에 발맞춰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완성된 여행상품을 고객이 일방적으로 구매할 수밖에 없는 방식이었지만 새롭게 만들어진 하나허브에서는 기본 패키지 일정에서 일부 관광만 추가하거나 제외하는 등 고객이 일정을 직접 짤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회사 정리와 조직정비는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체질 개선작업”이라며 “앞으로 여행업에 집중하기 위해 IT기술을 바탕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 및 표준화하는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해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