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0-06-01 17: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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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던 ‘렘데시비르’가 국내외에서 코로나19 표준치료제로 인정받았지만 국내 제약회사들의 코로나19 치료제시장 진입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렘데시비르의 치료효과에 관한 의문, 공급량 한계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 정도언 일양약품 대표이사 회장.
1일 바이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렘데시비르가 국내외에서 첫 코로나19 표준치료제로 인정받았지만 렘데시비르 치료효과에 관한 의문과 공급량 한계 등의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회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양약품은 최근 러시아 정부로부터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의 코로나19 치료효과를 확인하는 임상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슈펙트는 국내 제약회사의 코로나19 치료제 첫 해외임상이 진행되고 첫 임상3상에 돌입한다는 점 때문에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일양약품은 러시아 제1 제약회사 ‘알팜’이 슈펙트의 안정성 및 치료효과 등을 인정하고 임상3상을 제안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1일까지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0만 명이 넘어 임상에 필요한 환자 수를 확보하기에 충분하다.
이 밖에도 부광약품의 B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레보비르’, 엔지켐생명과학의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EC-18’,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각각 약물 재창출의 방법을 통해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2상이 진행되고 있다.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의 첫 표준치료제로 인정받은 점은 의미가 있지만 한계도 분명히 있다.
렘데시비르는 5월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코로나19 중증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반면 경증 환자에게 치료효과를 보이는지를 놓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 정부와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연구결과에는 중증환자와 경증환자를 나눠 각각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간과 신장에 부작용이 있는 렘데시비르를 경증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고 중증환자 위주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렘데시비르가 신종플루 때 등장한 독감치료제 ‘타미플루’와 같은 ‘게임체인저’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게임체인저란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나 사건, 제품 등을 이르는 말이다.
렘데시비르는 물량 확보도 쉽지 않아 보인다.
렘데시비르를 생산하는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올해 10월까지 5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분량만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일까지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26만 명, 누적 사망자는 37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적 팬더믹(전염병 대유행) 속에 렘데시비르를 향한 수요가 높아 길리어드사이언스도 공급물량을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공급 부족은 렘데시비르 가격 폭등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이런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첫 표준치료제로 인정받은 만큼 렘데시비르의 시장 선점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렘데시비르의 매출은 2021년 20억 달러에서 2023년 3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