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원복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가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 재개발사업에서 가장 높은 대안설계 공사비를 제안해 사실상 승부수를 던졌다.
배 대표는 고급 설계를 적용해 준공 이후 가치를 극대화할 할 수 있다는 점을 조합원에게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데 대림산업의 고급 아파트 브랜드 ‘아크로’가 단단한 입지를 확보한 점이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28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배 대표는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설계로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림산업은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원안설계 공사비로 가장 낮은 1조3865억 원을, 대안설계 공사비로 가장 높은 1조8881억 원을 제안했다.
추가 공사와 내외부 마감 등 단지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에 5천억 원을 쓰면서 경쟁사들과 차별화한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원안설계 공사비(1조5581억 원)보다 약 1800억 원 많은 대안설계 공사비(1조7378억 원)를 제안했고 GS건설은 원안설계 공사비(1조6007억 원)를 제외한 별도의 대안설계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도시정비사업의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조합원 분담금 규모와 준공 이후 가치를 향한 기대감 등이 꼽힌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자금력은 현대건설이 가장 앞서 있다는 시각이 많다.
현대건설은 1분기 말 기준으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토대로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입찰제안에서도 2조 원 이상의 사업비를 조합에 대여하고 조합원 분담금도 입주 1년 뒤에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경쟁사들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안했다.
배 대표는 자금력으로 맞서기보다 설계에 집중해 준공 이후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승산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아크로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은 배 대표의 이런 전략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아크로는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와 잠원 ‘아크로 리버뷰’, 성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등이 잇달아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며 국내 고급 아파트 브랜드에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내부와 외부에 특별한 설계가 반영돼 공사비가 높은 아파트였지만 준공 이후 시세가 급등하며 집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큰 이익을 안겨줬다.
대림산업이 한남3구역에도 아크로 브랜드를 내세워 ‘아크로 한남카운티’를 제안한 만큼 조합원들은 아크로의 성공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품을 수 있는 셈이다.
배 대표는 한남3구역 수주에 성공한다면 한강을 중심으로 이른바 ‘아크로벨트’를 형성하는 데도 한 발 더 다가서게 된다.
배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아크로 단지들이 한강변에 주거벨트를 형성하고 있다”며 아크로벨트를 만들어가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이기도 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대안설계 방안은 조합원과 합의와 인가 등을 통해 수정될 수 있다”면서도 “차별화된 설계로 조합원들이 최대의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6월3일 합동설명회를 시작으로 건설사들 사이의 수주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주전 승자를 가리는 시공사 선정총회는 6월21일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